경제·금융

美, 이라크 재건계획 급물살

이라크 전쟁이 갈수록 혼미 양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라크 재건을 위한 미국의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미 국제개발청(USAID)이 항구ㆍ공항 등 주요 인프라에 대해 모두 10억 달러 규모의 1년짜리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서둘러 입찰을 실시하고 있는 것. 프랑스, 영국 등 국제사회는 UN 주도로 전후 재건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USAID의 이번 프로젝트 마련은 향후 이라크 재건이 철저히 미국 주도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 연합군이 이미 장악했다고 알려진 이라크 남부의 움 카스르항 복구 사업 중 일부는 미 기업인 스테베로링 서비시스 오브 아메리카의 몫으로 돌아갔다. 일단 프로젝트의 초점이 군수물자 수송, 의료시설 등 시급한 인프라에 맞춰져 있지만 뒤이어 진행될 노른자위 사업인 유전 복구 및 개발도 미국 기업의 독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재건 계획은 전쟁 지원을 위한 군수물자의 원활한 전방 보급을 위해 항구와 주요 공항의 복구사업이 우선순위에 잡혀있다. 이어 이라크 남부 지역의 상ㆍ하수도 시설이 재건될 계획이다. 움 카스르 항은 계약 후 8주내 하루 5만톤 규모의 물자 하역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복구될 예정이며, 1년 이내에 12개 부두를 모두 정상 가동시킬 예정이다. 또한 전략 물자의 긴급 수송을 위해 한달 내에 활주로 등 주요 공항 시설을 복구해 1개 국제공항을 가동시키고, 1년 내에 2개 국제공항과 3개 국내공항을 정상화할 방침이다. USAID는 전쟁으로 중단된 전력시스템을 복구해 1년 이내 이라크 인구의 75%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전력 생산량을 지난 91년 걸프전 이전의 75%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이밖에 도로 및 교량, 학교 및 의료 시설을 1년 이내 복구하고 관개시스템을 개선해 지난 10년 동안 절반 이하로 떨어진 곡물 생산량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현재 USAID는 각국 기업들에 똑 같은 입찰의 기회를 주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초기 부터 미국 기업 위주로 입찰 대상 기업을 임의 선정하고 있어 국제사회는 이라크 재건을 놓고 갈등과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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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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