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 자진사직후 요가로 제2인생 '화제'

이학갑 前 대림요업 사장, 요가라이프 지회장 맡아

한창 잘 나가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스스로 나와 요가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기업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이학갑(62) 전 대림요업 사장. 지난 98년부터 줄곧 최고경영자였던 이 전 사장은 올 8월 말 갑자기 사표를 낸 뒤 대한요가협회의 광화문 요가라이프 지회장을 맡아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회사의 매출과 순익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놀라움은 더욱 컸다. 이 지회장은 7일 퇴사와 관련, “사람은 물러날 때를 잘 알아야 합니다. 기업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라 수년간 있다 보니 후배에게 길을 터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다음 경영자에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회사가 잘 돌아갈 때를 택했지요”라고 설명했다. 지금 생각해도 후회 없는 결정을 했다는 이 지회장은 제2의 인생도 만족한 삶이라고 자부한다. 퇴직한 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투자를 통해 요가 지회를 운영하게 됐다는 그는 “큰 일은 아니지만 놀지 않고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특히 아침 출근길에 젊은 사람들과 같이 계단을 부대끼며 올라갈 때 ‘나도 젊어졌구나’라는 희열과 함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긍지를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침7시부터 밤10시30분까지 일해 회사에 다닐 때보다 더 바쁘다는 이 지회장은 전공(서울대 상대)과 30여년간 쌓은 마케팅 및 영업 노하우를 살려 광화문 지회를 단기간에 성공한 영업장으로 이끌며 녹록지 않은 옛 경영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가게가 잘 되려면 큰 사업과 마찬가지로 고객감동이 필수입니다. 품질과 품격이 뛰어나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죠. 이 때문에 직원들에게 친절과 깨끗한 환경, 질 좋은 교육의 당위성을 계속 주입시켰습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이 지회장의 요가 강습소는 회원간에 입소문이 돌며 전국 150여개 지회 중 잘 나가는 곳에 속한다. 그의 생활방식은 평소 가치관에 고스란히 배어 있다. ‘역지사지(易之思之), 양보, 베풂, 칭찬, 일일일선(一日一善ㆍ하루 한가지 착한 일)’ 등을 삶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그는 “예순이 넘으면 큰 욕심을 버리고 말조심을 하며 젊은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멋있게 늙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최근 어려운 한국경제에 대해 “기업인들은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특히 초고속 성장 중인 중국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노사안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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