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9일 북측의 근로자 철수에 따른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과 관련해 "개성공단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측의 부당한 조치에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는 계속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측의 일방적 조치로 개성공단이 잠정중단된 상황이지만 우리 근로자들의 철수나 개성공단 폐쇄 검토 등 개성공단 사업 흔들기에 동요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성공단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줄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인 만큼 쉽사리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여기에 개성공단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 정부 차원의 대화 제의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대화를 해도 의미 있는 대화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사태가 북측의 부당한 처사로 발생한 만큼 우리 측이 북측의 조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상황을 최악으로 몰고 가면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의 운명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개성공단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지면 우리 기업의 피해보전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이 지출될 것이고…"라고 언급한 부분은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한편 정부는 개성공단 현지에 체류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대처해나갈 방침이다. 우선 현지 체류인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북측에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켜주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동시에 이들 잔류인원을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 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전날 입주기업들에 10일까지 체류인원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 공문을 보낸 것도 이러한 연장선이다. 이날 오전 기준 개성공단에 체류한 우리 국민은 475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