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노조 이래도 되나

현대차 노조가 엊그제 재개된 노사협상 결렬에 따라 사실상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그간 부분파업으로 이미 현대차 6,000억원, 협력업체 5,000억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는데 파업이 오래갈 경우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노사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항은 많지만 역시 최대쟁점은 임금이다. 사측은 월 6만500원(기본급기준 4.4%) 인상, 성과급 및 품질ㆍ생산성향상 격려금 각 100%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대비 9.1%인 12만5,524원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월 6만여원의 임금차이 때문에 파업에 들어간 셈이다. 쟁의행위는 노조의 권리지만 현재 임금수준, 회사안팎의 상황을 생각할 때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느낌이다. 현대차의 임금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생산성을 감안해 외국업체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런 노조가 회사 사정이야 어떻든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노조는 사측이 협상타결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지만 저간의 과정을 보면 설득력이 없다. 사측은 당초 판매부진 등 어려운 경영사정을 들어 인상안조차 내놓지 못하고 노조측의 이해를 구했었다. 그러다 4.4% 인상 및 성과급ㆍ격려금 지급 등 전향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반해 노조는 당초 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으니 오히려 노조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이번 파업이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세 과시를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현대차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고유가ㆍ환율하락으로 판매에 경고등이 켜진 반면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GM과 르노ㆍ닛산의 제휴, 미국 자동차산업의 위기타개를 위한 노조의 양보와 희생, 유럽 회사들의 임금인상 없는 근로시간 연장, 세계최강 일본 도요타의 수년째 임금동결 등이 그것이다. 이런 판에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툭하면 파업을 벌이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경쟁업체들은 웃고 있다는 사실을 현대차 노조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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