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성과엔 보상' 원칙 재확인… 상무 승진 늘려 역동성 더했다

삼성 353명 임원 승진 인사

왼쪽부터 최주선 부사장, 김문수 부사장, 윤종식 부사장, 전경훈 부사장, 신유균 전무, 문준 상무

왼쪽부터 이현덕 부사장, 안재호 부사장


임원 승진자 수 26% 감소 불구
글로벌 1등 수성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4명 배출 포함 22명 승진
실적 급감 무선사업부 규모 줄고 기존 임원 상당수 2선으로 퇴진
문준 상무 등 발탁 승진은 56명
'기술·제조·영업' 현장 인재 우대


4일 발표된 삼성 임원인사에서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 계열사가 실적 부진으로 승진자 수가 4분의1 이상 줄어드는 가운데 반도체 세계 1등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메모리사업부는 되레 승진자 수가 늘었다. 또 능력 있는 직원들은 승진 연한과 관계없이 발탁 승진됐다.

연구개발(R&D)·영업·제조 등 최전선의 직원들을 우대하고 여성과 외국인·경력 등 다양한 인재를 등용하는 경향도 이어졌다.


◇메모리사업부 승승장구=삼성의 올해 전체 임원 승진자는 353명으로 지난해(476명)보다 26% 줄어들었다. 지난 2008년(247명) 이후 최소 규모로 삼성전자 등 주력회사들의 실적 부진이 승진 축소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좋은 실적을 낸 부서와 직원은 어김없이 승진했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전자 부품(DS) 부문의 메모리사업부로 우월한 미세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려 삼성전자를 먹여 살리는 1등 공신으로 부활했다. 이번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는 최주선 메모리 D램 개발실장과 장덕현 메모리솔루션 개발실장 등 4명의 부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것을 포함해 22명이 승진해 지난해(20명)를 웃돌았다. 삼성그룹은 "메모리사업부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높은 성과를 올렸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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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제조센터장으로 있던 이현덕 전무가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회사 실적은 나빴지만 세계 TV 시장을 주도한 초고화질(UHD), 커브드(곡면) 디스플레이 생산 성과가 높게 평가됐다. 삼성SDI의 배터리 팩 사업을 총괄했던 안재호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스마트폰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승진자 규모가 많이 줄고 기존 임원 가운데 상당수가 상담역 등으로 2선 퇴진하거나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장급 자리가 5개에서 2개로 줄며 예고됐던 일이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구체적인 승진·퇴임자 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DS 부문에서도 실적이 좋지 않았던 비메모리 부문의 시스템LSI나 전자 관련 계열사 역시 임원이 대거 퇴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옷을 벗는 임원들이 많아 경력임원들의 몸값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능력만 되면 초고속 승진=이번에 삼성전자 신임 상무 명단에 이름을 올린 문준 부장은 동료 부장들보다 무려 3년 일찍 승진했다. 부장이 된 지 1년 만이다. 삼성그룹은 부장으로 4년을 일해야 상무 승진의 기회를 주지만 성과가 뛰어난 사람은 발탁 승진제도를 통해 일찍 높은 자리로 올린다. 문 신임상무의 경우 3년이나 빨리 발탁된 셈이다. 문 상무는 통신 네트워크 개발 전문가로 스마트 롱텀에볼루션(LTE) 솔루션 기술을 최초 개발했다. 2년 만에 발탁된 인사도 8명이나 됐다. 신유균 삼성전자 상무는 반도체 전문가로 V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년 일찍 전무로 승진했다. 상품기획 전문가인 이민 삼성전자 부장은 세계 최초로 UHD 커브드 TV 부문을 만들어 역시 2년 빨리 임원에 올랐다. 올해 삼성그룹 임원인사 중 발탁 인사는 모두 56명이며 절반 이상(55.5%)이 삼성전자 소속이다. 발탁 승진자는 2011년 41명에서 2014년 85명으로 매년 급증했지만 올해 전체 승진 규모의 축소가 발탁 승진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장중심·다양성 강화=이번 인사에서도 기술·제조·영업 직군을 중시하는 기조가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부사장 승진자 21명 가운데 6명은 연구인력이 차지했다. DMC 연구소의 경우 최근 세계 최초 통신기술을 잇달아 내놓은 성과에 힘입어 부사장 승진자를 2명이나 배출했다. 동남아지역을 총괄하는 김문수 신임 부사장도 현장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풀이된다. 여성 임원은 지난해(15명)와 비슷한 14명이 승진해 전체 여성 임원이 총 58명으로 늘어 여성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 두터워졌다.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는 118명으로 전체의 33.4%를 차지해 지난해(35.9%)와 비슷했다. 지난달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발표한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에서도 삼성탈레스를 제외한 3개사에서 8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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