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병원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이해된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자는 바람에서 안심이라는 용어도 붙였을 것이다. 1,1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3월 말부터 시행된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맥락이다. 제대로 운영된다면 메르스 공포를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안심전환대출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혼란을 생각하면 안심병원 역시 썩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지적했듯이 안심전환대출은 혜택의 대부분이 부채상환 능력이 충분한 중산층에 쏠려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됐다. 주택저당증권(MBS) 대량 발행으로 채권시장이 교란되면서 서민을 위한 정책대출금리가 오르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시장에서는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는 비아냥마저 들리는 판이다.
안심병원에 대해서도 벌써 "다른 병원은 안심할 수 없다는 거냐"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안심병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은 환자들이 외면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안심병원 지정도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가계빚이든, 메르스든 난제에 부딪힐 때마다 그럴듯한 마케팅만 내세운다면 제대로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는가. 안심대출에서 보듯이 포장만 잘한다고 지속 가능할 수는 없다. 이 또한 사회적 후유증이 간단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안심'이라는 상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