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저씨들, 뷰티시장 큰손으로 부상

"이젠 외모도 경쟁력…지갑을 열어라" <br>화장품·의류등 30~50대 남성고객 비중 6년만에 두배이상↑<br>"한곳서 한꺼번에" 토털코디숍들 속속 등장…쇼핑액규모도 크게 늘어


아저씨들이 뷰티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노모어엉클(No More Uncle)족’ ‘메트로섹슈얼’ 등의 등장으로 외모에 관심을 갖는 30~50대 남성이 늘어난데다 이들 세대에까지 ‘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사고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남성 특유의 ‘귀차니즘(번거로운 것을 기피)’ 경향으로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구매 패턴도 아저씨가 뷰티 업계의 큰손으로 부상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2일 온라인쇼핑몰 디앤샵에 따르면 패션ㆍ화장품ㆍ잡화 등 전체 뷰티 카테고리에서 30~50대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000년 24%에서 2006년 50.4%로 2배 이상 높아졌다. 미백 및 주름ㆍ모공관리를 위한 기능성 화장품이 주된 구입상품이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도 아저씨 고객의 구매력은 막강하다. 지난해 1월 4만6,639건에 불과하던 남성복 등록물품 건수가 올해 1월에는 16만7,428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 것. 여기에 아저씨 고객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한꺼번에 구매하는 습성이 있어 객단가도 훨씬 높다. 코오롱패션의 남녀 캐주얼 브랜드 ‘제이폴락’의 경우 남성복 평균 객단가(7만8,000원)가 여성복(6만5,000원)보다 20%가량 높다. 코오롱패션의 한 관계자는 “남성 고객들은 한 자리에서 의류와 액세서리ㆍ가방 등을 일괄 구매하는 ‘원웨이 (one-way) 쇼핑’을 즐기기 때문에 남성 매장이 점차 토털 코디숍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뷰티 업계는 아저씨를 타깃으로 한 발 빠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미샤는 최근 남성용 안티에이징(anti-aging) 화장품 ‘모디프’를 내놓았고 코리아나화장품도 남성용 스킨케어 ‘녹두 옴므’를 선보였다. 광고전도 한창이다. 아모레퍼시픽이 ‘라네즈 옴므’를 론칭하면서 탤런트 조인성을 광고 모델로 선정한 가운데 경쟁사인 LG생활건강도 ‘오휘 포맨’의 새 모델로 가수 비를 영입하는 등 톱스타를 내세운 남성화장품 홍보전이 불붙고 있다. 뷰티 상품에 대한 아저씨 고객들의 ‘니즈’가 새로운 상품을 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남성화장품 ‘후 군(君)’은 아내와 함께 백화점 매장에서 ‘후’를 구입하던 남성 고객이 회사 측에 ‘왜 남성용은 없냐’고 항의한 뒤 태어났다는 후문이다. 유통업체들도 남성 고객의 일괄구매 특성을 반영한 ‘토털숍’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옥션에서 남성의류를 판매하는 박명수 미토샵 사장은 “남성 고객은 옷을 구입할 때 ‘회사원 스타일’ ‘일본 스타일’ 등에 맞는 전품목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경향이 있어 토털숍을 운영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백화점 남성매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과 명품관 에비뉴엘에 남성 정장과 캐주얼 의류를 액세서리ㆍ가방 등과 함께 판매하는 ‘토털 편집숍’을 열 예정이다. 김정희 삼성패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교복 자율화, 컬러TVㆍ해외여행 1세대인 베이비 부머들이 30~40대에 접어들면서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개성이 중시되고 있다“면서 “인구 피라미드상으로도 이들이 가장 두터운 층을 형성해 앞으로 뷰티 업계가 주목해야 할 주고객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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