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주요 선진국 견실 성장세 개도국 교역도 활성화/97세계경제 전망

◎성장­선진국 2%대·개도국 6%안팎 달성할듯/무역­경기 회복… 7%선 확대/환율­미 달러값 하반기 약세로/금리­장기이자율 4%대 유지/유가­배럴당 17∼18달러 머물듯올해 세계경제는 작년부터 이어지는 미국의 안정성장과 개도국의 지속적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2.6%보다 다소 높은 3.0%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2%이상 성장하고 그간 침체됐던 유럽경제도 경기부진에서 벗어나는 등 주요 선진국이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선진국간의 무역둔화로 6%대로 떨어진 세계무역 역시 7%대로 진입하며, 특히 개도국의 교역 활성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밖에 환율은 달러화 강세가 하반기부터 꺾이면서 엔·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하고 금리, 원유·원자재가격도 대체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97년 세계경제는 안정기조속에 견실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무역 및 투자 규모의 확대와 지역통합의 광역화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빠른 속도로 통합되는 가운데 국가간 다자간 규범 마련이 올해 세계경제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통화기금(IMF), 미와튼경제예측기구(WEFA) 등 국제 경제전망기구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산업연구원(KIET) 등 국내연구기관이 바라보는 97년 세계경제를 분야별로 살펴본다. ▷성장◁ 선진국경제는 미국의 지속적인 경기호조와 침체의 늪에 빠졌던 유럽경제의 회복으로 인해 작년보다 높은 2.1∼2.5%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해 3%대 성장으로 회복이 가속화된 듯 보였던 일본 경기는 올해 다시 주춤할 전망이다. 미국경제는 집권2기를 맞는 클린턴 행정부가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물가 안정과 저금리가 유지되고 첨단정보화를 위한 설비투자가 활성화돼 지난해와 비슷한 2.2%수준의 착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다만 내구재에 대한 소비감소가 민간소비지출을 둔화시켜 경제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U경제는 연말 유럽통화동맹(EMU)참여 심사를 앞두고 각국이 재정적자 축소와 통화긴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나, 유럽경제의 주축인 독일 등의 경기회복에 힘입어 성장률이 작년의 1.5%에서 2.2∼2.3%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성장에 그친 독일은 올해 자본재수출 증가로 2%대로 회복될 전망이며, 영국, 프랑스의 경기도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1%를 육박하는 고실업은 여전히 EU 각 국가의 난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3.8% 성장으로 회복된 일본은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내수 위축과 고정투자 부진, 민간소비 위축으로 인해 올해는 2.1% 수준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무역수지는 하반기 엔화절상으로 수출이 둔화되는 한편 시장개방으로 상반기중 수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흑자폭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개도국의 경우 엔화약세의 장기화로 아시아 경제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 중남미 및 동구권 국가의 회복으로 인해 전체로는 6%내외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무역◁ 90년대 중반이후 세계경기 회복에 따라 고속 확대를 거듭하고 있는 세계교역규모는 지난해 6.4% 증가로 주춤했으나, 올해 선진국 수출증가와 선진국­개도국간 교역 확대에 힘입어 7.1%(물량기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국의 무역통합과 수출경쟁의 심화 추세가 지속돼, 수입물가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교역은 미국 경기호조와 일본의 시장개방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2%에서 소폭 늘어 5.6%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경기의 꾸준한 성장에 따라 자본재수입이 늘고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늘어나 수입증가율이 8.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지속적 시장개방과 자본재수입 증가로 전년비 6%의 수입증가를 기록할 전망이다. 개도국의 경우 중국과 ASEAN 국가의 수입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남미와 체제전환국의 교역이 지난해보다 활발해져 전체적으로 10.1%, 물량기준으로 9.9%의 꾸준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오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는 소비 및 투자 확대로 인한 수입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환율◁ 95년 4월이래 절상돼온 달러화 가치가 하반기부터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출둔화와 무역적자 확대가 가시화됨에 따라 클린턴 행정부가 기존의 「강한 달러」정책보다는 기업입장을 중시한 현실적 자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장기간의 엔저로 기업 경영실적이 호전된 한편 무역흑자를 누적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을 우려, 엔저를 지양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1백10엔선에서 움직이던 엔·달러 환율은 일본 중앙은행의 공정할인율 인상에 따른 미·일간 금리격차의 축소와 이로 인한 해외투자자금의 일본시장 재유입으로 인해 올해는 1백5∼1백6엔대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금리 급등으로 크게 상승한 마르크·달러 환율은 올 연초까지 독일의 저금리가 유지됨에 따라 당분간 현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상반기까지 계속되다가 중반부터 독일의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으로 마르크화 약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의 경기회복을 위한 금리하락과 경상적자 지속으로 인해 마르크화의 대달러 가치는 연평균 1.6마르크로 지난해보다 다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 국제시장 장기이자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국가별로는 다양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지속적인 경기확장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피하기 위해 공금리가 0.5%포인트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비롯, 상반기중에는 장단기 금리가 모두 상승할 전망이다. 하반기에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 금리도 하락하겠으나 전반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95년 경기회복을 위해 공정할인율을 0.5%로 인하한 이래 저금리 정책을 유지해 왔으나, 올해는 물가상승 부담으로 인해 공금리·장단기금리가 모두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 경기가 아직 완만한 회복단계에 있기 때문에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로 저금리를 유지해온 독일의 경우 올해 경기가 완만히 회복돼 물가상승이 소폭으로 이루어질 경우 공금리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나, 경기 회복이 빨라 물가가 급상승한다면 하반기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이 재정적자를 축소해 EMU에 가입하기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서 민간투자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높아 저금리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 올해 국제유가는 러시아, 노르웨이, 영국 등 비OPEC 회원국들의 생산증가와 이라크의 원유수출 재개로 공급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한 배럴당 17∼18달러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세계 원유 수요는 지난해에 이어 크게 늘어나 하루 평균 7천3백6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나 공급 또한 하루 7천4백만배럴로 대폭 증가, 지난해처럼 중동사태로 인한 공급불안정이나 이상저온에 의한 수요 급증만 없다면 유가는 대체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 원자재가격도 올해는 전반적인 안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적 작황 호조를 보인 농산물가격은 올해도 수급완화로 인해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재고수준이 여전히 낮은 데다 쌀 가격은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안정한 요소도 안고있다. 94년이래 국제원자재가격 인상을 주도해 온 비철금속은 개도국의 수요증가와 선진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확대로 지난해에 비해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특히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부품원료를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대체함에 따라 수요증가에 따른 알루미늄 가격의 상승이 예상된다.<신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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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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