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1%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특히 수입물가와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악의 경우 4.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6일 ‘최근 물가 상승세의 원인 및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수입물가와 환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총수요 압력이 서서히 소멸된다는 가정하에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 근원물가 상승률은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 예상치(2.8%)보다 1.3%포인트, 정부 전망치(3.5%)보다 0.6%포인트나 높다.
한발 나아가 KDI는 수입물가와 실효환율이 각각 5%씩 추가 급등하고 총수요 압력이 1% 내외로 지속될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6%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또 올 하반기부터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본 정부나 한국은행과 달리 2ㆍ4분기에 이어 3ㆍ4분기에도 4%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가 지난해 4ㆍ4분기부터 급등했기 때문에 올 4ㆍ4분기나 돼야 기술적 반락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3% 후반으로 소폭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올 하반기 물가상승세 둔화를 전제로 금리인하에 나서려던 한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DI는 물가상승 원인에 대해서도 정부와 달리 수입물가 상승 외에 환율과 총수요 압력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수부양에 나설 경우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정부는 최근 “물가상승은 공급 측면에 기인한 것”이라며 추경 편성이 물가에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KDI는 수입물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근원물가의 경우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올 하반기에 3%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KDI는 통상 소비자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3개 요인을 분석한 결과 최근 발생한 20% 내외의 수입물가 급등, 10% 내외의 실효환율 상승, 1% 내외의 총수요 압력이 물가를 각각 0.8%포인트, 0.5%포인트, 0.15%포인트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KDI는 이 요인들이 1분기 정도까지는 시차를 두며 전분기 대비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