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위기를 기회로] KB국민은행, 스토리 금융 앞세워 "성과보다 고객 먼저"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임직원과의 만남에서 '스토리 금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국민의 이야기를 예금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지난해 11월 선보인 KB★Story통장은 취업이나 결혼 등 고객의 주요 이벤트마다 포인트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출시 3개월 만에 23만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제공=KB국민은행



"앞으로 은행업의 성패는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맞춘 '스토리가 있는 금융'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7월 취임식에서 국민은행이 나아갈 방향으로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제시했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하고, 고객의 상황에 알맞은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은행에 대한 고객가치 극대화' 가 아닌 '고객에 대한 은행가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고객을 이익 창출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과거에서 벗어나자는 반성에서 시작된 국민은행의 새로운 경영 기조다.


국민은행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활성화 하기 위해 시도한 가장 큰 변화는 성과관리체계인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전면 개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고객지향적 성과관리 TF팀을운영해 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성과평가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고객가치부를 신설해 푸시(Push)형 독려를 코칭(Coaching) 중심으로 전환했다. KPI라는 명칭도 가치향상지수(VI·Value-up Index)로 변경하는 등 과거 고질적으로 악순환됐던 KPI 지상주의를 불식시키고 직원들이 자율적 능동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과거 영업점 간 과다 경쟁과 무리한 영업의 원인이었던 지점장 종합평가 기준도 대폭 개편했다. 재무성과 결과보다는 과정과 역량에 대한 평가를 강화함으로써 KPI 줄 세우기로 영업점장들을 절박한 상황으로 몰아 편법과 비윤리적인 영업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 경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행장의 분명한 의지다.

고객만족도조사(CSI) 또한 형식적이고 점수 위주 방식으로 운영한 결과 고객에게 '매우 만족'을 요청하는 행태로 왜곡 운영되던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CSI는 영업점장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실질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앞으로 고객에게 꼭 필요한 상품만을 판매하도록 함으로써 고객 이익 극대화는 물론 직원들도 고객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유도하는 영업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고객중심 경영의 또 다른 전략은 온라인 서비스 강화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금융 이용 방식이 옮겨가고 있는 고객의 변화에 발맞춰 지난 1일에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국민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보다 편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금융센터를 열었다. 은행의 필요에 의해 상품을 권유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든 고객이 원할 때 고객에게 필요한 상담과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온라인금융센터는 단순 상담업무에 치중하던 기존 금융기관들의 콜센터와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우선 1대 1 전담 고객관리를 위한 '온라인PB'를 배치해 운영된다. 단순 상담부터 전문적인 재무설계까지 가능한 직원으로 구성된 온라인PB는 고객별 특성에 맞춘 금융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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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 관리고객만을 위한 전용 웹페이지와 CRM(고객관리활동), 콜 시스템 등 기반시설을 갖췄고, 스타톡, 채팅·e-메일상담과 전용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채널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대상 고객 여부는 국민은행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면 확인할 수 있으며 하반기까지 시범 운영한 뒤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을 직접 경영 개선에 참여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 15일에는 고객의 관점에서 은행을 평가하는 고객 패널인 KB호민관 제1기를 선발해 발대식을 치렀다. KB호민관은 고대 로마 공화정 시대에 평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출한 관직이었던 호민관처럼 고객이 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보고 불편한 점을 찾아내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선발된 KB호민관은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6개월간 고객인터뷰와 설문조사, 서비스 현장 체험과 비교, 온라인 정보 수집, 고객 불평·불만 요소 파악에서부터 개선안 도출까지 다양한 활동을 한다.

통장 23만좌 돌파… 인기 고공행진



KB국민은행이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반영해 내놓은 패키지 상품에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1월 국민은행 창립기념일에 맞춰 출시된 'KB★Story통장'은 출시 3개월 만에 23만좌를 돌파했고 지난 2월 내놓은 'KB Hi! Story정기예금/적금' 역시 8일 만에 1,500억원이 판매됐다.

KB★Story통장은 대학입학이나 취업, 결혼 등 인생의 주요 이벤트마다 3개월간 5개씩 총 15개의 스토리포인트를 준다. 매달 이 통장에서 급여 이체나 연금수령, 신용카드 결제 등의 은행거래 실적이 있으면 항목당 1~2개의 스토리포인트를 지급하고 포인트 개수에 따라 수수료 면제와 잔액 100만원 이하에 대해 최고 연 2.0%의 금리우대를 제공한다.

고객의 장기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KB Hi! Story정기예금/적금'은 KB국민은행이 고객의 이야기(Story)를 만나(Hi) 고객의 인생 성공 이야기(History)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KB Hi! Story정기예금'은 고객이 은퇴 후 연금수령 전까지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교형 정기예금으로 '원금일시지급식'과 '원금균등분할지급식' 중 선택할 수 있다. 가입금액은 1,000만원 이상이며, 계약기간은 1~10년 연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기본이율은 해마다 신규가입일 해당일 현재 고시한 이율을 1년 단위로 적용하며, 현재 적용금리는 연 2.55%다. 조건 충족 시 '연금실적 우대이율'과 '한가족사랑 우대이율'을 각 연 0.1%포인트씩 적용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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