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영화] 20세기 소년

日 히트 만화를 블록버스터 영화로<br>제작비 600억원 투입… 2·3편은 내년에 개봉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K. 머튼은 ‘예언의 자기실현’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어렵게 들리겠지만 쉽게 설명하면 ‘확고한 증거가 없는 예언이 새로운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그 행동이 최초의 예언을 현실로 만든다’는 뜻이다. 마치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할수록 경제 침체가 심화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예언의 자기실현’을 모티브로 한 일본 영화가 추석을 앞두고 극장에 개봉된다. 일본 스타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원작을 영화로 옮긴 ‘20세기 소년’은 그런 의미에서 흥미로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원작 만화는 전세계 2,000만부가 판매됐을 정도로 크게 히트했지만 방대한 스케일과 줄거리로 인해 영화화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감독은 원작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1~3편으로 나눠서 제작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1969년 일본 도쿄. 동네 소꿉 친구인 초등학생 켄지와 오쵸, 유키지 등 9명은 장난 삼아 ‘예언의 서’를 만든다. 켄지와 친구들은 예언의 서에서 20세기말 절대 악이 등장해 바이러스로 전세계를 멸망시킨다는 황당한 내용을 적어놓고 땅에 묻는다. 성인이 된 켄지와 친구들은 이러한 내용을 까맣게 잊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놀랍게도 20세기 말 신흥종교집단 교주 ‘친구’는 정치단체 우민당을 만들어 예언의 서에 적혀 있는 것과 똑 같은 일들을 저지른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켄지는 동창들과 악당들에 맞서 싸움을 벌이지만 오히려 테러리스트 지목돼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번에 개봉하는 작품은 1편에 해당하는 ‘제1장, 강림’으로 3부작의 도입부에 해당한다. 시사회 이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십분 살렸다는 평가와 원작 만화를 고스란히 재현했다는 비판을 한꺼번에 받고 있다. 원작자인 우라사와 나오키가 직접 참여, 각본을 담당했기 때문인지 만화를 스크린에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일본 영화계의 스타급 배우 카라사와 토시아키, 토키와 타카코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연기자가 대거 출연했고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총 6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2, 3편은 내년에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다. 11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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