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의 위해 희생"…후계 구도 놓고 묘한 파장
하나금융지주 2인자인 김종열(사진) 사장이 11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김 사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김승유 회장의 후임자를 놓고 설왕설래가 심했는데 유력한 후임자였던 김 사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하나금융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김 사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갖고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외환은행 직원들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빨리 안정시켜서 큰 일을 하라는 의미에서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김승유 회장에게는 언질만 드린 상태"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지만 내가 그만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외환은행과의 합병작업을 (내가) 진두지휘해온 탓에 그쪽에서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두 조직 간 통합과 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인수 반대 투쟁을 펼치고 있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에 그동안 (내가) 강성 이미지로 보여 통합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연초부터 고심하다가 최근 마음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김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수면 아래에 잠재돼 있던 후계구도에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던 김 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차기 후계자로 강력하게 떠오르게 됐다. 하나금융은 오는 2월 초 이사회와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