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씨티은행·BoA 한국서 자존심 대결

BoA 꺾고 비자수수료 대행업무 따내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은행인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한국에서 펼친 자존심 대결에서 씨티은행이 승리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발주한 미국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놓고 입찰 경쟁을 벌인 끝에 씨티은행이 BoA를 제친 것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9일부터 미국비자(3개월 이상 비이민 비자에 한함) 신청 수수료 수납업무를 개시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미국 비자수수료 대행업무의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실시한 입찰에서 씨티은행이 BoA를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다.

그동안 BoA는 한국에서 10년 넘게 미국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주관해오다가 이번에 고배를 마시게 됐다. 특히 이번 입찰에 씨티은행과 BoA, 두 곳만이 참여해 미국계 글로벌 은행들이 한국에서 벌인 '자존심 대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더욱이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한국씨티은행에 합병된 한미은행이 지난 2005년까지 BoA에 오더를 받아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해왔다는 사실이다. 당시 한국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서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중단했다가 7년 만에 다시 맡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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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는 국내에 영업점이 없기 때문에 2005년까지는 한미은행이, 최근까지는 신한은행이 각각 미국 비자수수료 업무를 대행해왔다.

씨티은행은 이번 입찰에서 전세계 160여개국에 걸친 네트워크와 한국의 220개 영업지점을 앞세워 수주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씨티은행은 한국과 호주에서 미국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개시한 데 이어 조만간 뉴질랜드에서도 해당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비자수수료 대행업무를 수익사업의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미국 본사와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한국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간 3개월 이상 비이민 비자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9만6,000여명으로 수수료 수익은 1,450만달러 수준으로 크지 않다"고 전제하면서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한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이번 사업을 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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