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가 개봉 10일 만에 관객 3만 명을 돌파했다고 이 영화의 배급사 ㈜영화제작전원사가 21일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우리 선희’의 누적관객은 3만751명이다. ‘관상’ ‘스파이’ 등 볼거리가 풍성한 영화들이 스크린을 장악한 가운데 전국 36개관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추석 당일인 19일에만 4,856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
㈜영화제작전원사는 “’우리 선희’가 이처럼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 홍상수 감독의 유쾌한 화법에 목말랐던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한국 예술영화의 거장 홍상수 브랜드가 점점 젊은 관객들에게도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된다”고 전했다.
영화‘우리 선희’는 세 남자가 한 여자를 둘러싸고, 그녀가 누구인지 많은 말들이 오고 가면서 새로운 상황을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알려졌다. 그러나 세 남자가 바라보는 선희가 아닌 선희의 세 남자 아니 네 남자에 대한 태도를 감상하는 한다면 이 영화의 재미는 더 해진다. 선희(정유미)는 극중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남자인 영양가 없는 선배(이민우)는 막대하고, 교수(김상중)에게는 깍듯하고 조심스럽다가 여자로 돌변하고, 전 남자친구(이선균)을 술집에 불러놓고는 훈계를 하다가 헤어졌는지 아닌지 헷갈리게 만들고, 감독인 선배(정재영)를 만나려고 의도적으로(?) 그가 지나다니는 곳 근처에서 차를 마시다가 술을 사달라며 들어간 술집에서 전 남자친구 욕을 하다가 또 여자로 변해서 오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선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들에게는 여성성을 드러내고 상대방들도 이것을 기꺼이 즐긴다. ‘우리 선희’는 네 남자의 입장에서든 선희의 입장에서든 어떤 관점에서 보게 되더라도 씁쓸한 재미를 준다.
한편 ‘우리 선희’로 홍상수 감독은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