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vs 구글, 콘텐츠 시장 氣싸움

신문·잡지 결제시스템 잇단 도입<br>양사 하루 사이로 앱 공개<br>애플, 구독료의 30% 챙겨<br>출판업계와 갈등 예고속<br>구글은 10%만 책정 눈길



애플과 구글이 하루 간격으로 각사의 애플리케이션마켓을 통한 신문ㆍ잡지 구독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는 활자매체의 유통구조 변화를 부추기는 시도이기도 하지만 애플의 경우 구독료의 30%나 떼가기로 하면서 신문ㆍ출판업계와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원패스(One pass)'라는 이름의 신문ㆍ잡지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이용자는 기존의 구글 G메일 계정을 이용해 뉴스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다. 이미 독일의 멀티미디어그룹인 악셀스프링거가 원패스의 방식에 따라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미국 지역언론인 리치먼드타임스 등도 구글과의 계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이 같은 발표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한 신문ㆍ잡지 결제 시스템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져 관심을 끈다. 특히 두 회사가 콘텐츠 판매자에게 요구하는 수익 배분률이 최대 이슈다. 구글의 경우 구독료 중 10%만 갖기로 했으나 애플은 30%를 떼기로 했다. 이는 앱스토어에 올라온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발생한 수익 가운데 70%는 개발자가, 30%는 애플이 가져간다는 앱스토어의 기본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출판업계는 구독료에까지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구독자들의 정보공유도 갈등의 씨앗으로 지목된다. 구글의 경우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뉴스 콘텐츠를 구입하는 구독자의 정보를 해당 콘텐츠 판매자와 대부분 공유할 계획이지만 애플은 구독자가 '콘텐츠 제공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항목을 선택해야만 콘텐츠 제공자가 독자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출판업계가 독자의 정보를 얻지 못할 경우 광고전략 등에서 치명타를 입게 된다. 두 회사가 하루 간격으로 새 결제 시스템을 발표하면서 둘 사이의 '콘텐츠 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애플을 비꼬았다. 이 밖에도 두 기업의 발표로 출판업계의 유통구조가 얼마나 바뀔지 주목된다. 이용자들로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신문과 잡지 콘텐츠를 편리하게 볼 수 있게 됐지만 출판업계는 일정 수익을 구글과 애플에 나눠줘야 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이들에 휘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유료 신문ㆍ잡지 콘텐츠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KT가 올레스토어를 통해 전자책 형태로 태블릿PC용 신문ㆍ잡지 콘텐츠를 판매하면서 구독료의 30%를 떼가고 있지만 출판업계와 갈등이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는 경쟁자인 구글과 애플보다는 좀 덜 떼가는 방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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