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FRB 연례회의 의미와 우리의 대응과제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례회의에서 예상대로 3차 양적완화(Q3)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미국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추가 부양책을 다음달 하순 공개시장회의(FOMC)에서 논의하겠다며 경기부양 여부에 대한 결정을 한달간 미뤘다. 뉴욕증시는 획기적인 부양책이 없는 데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하다 FRB가 경기부양을 위한 여러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로 상승 마감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였다. 관심은 당장 29일 열리는 국내증시와 앞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당국은 이번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충분히 예상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 일단 국내금융시장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24시간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면서 외환ㆍ채권ㆍ증시 등의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안정조처를 구축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한때 흔들리다 안정을 되찾았던 대부분의 나라들과 달리 국내시장은 여전히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양책 논의가 한달 미뤄지기는 했지만 다음달 FOMC에서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못하고 미국경제가 하락세를 보이면 '더블딥'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외시장은 다시 한번 격랑에 휘말릴 수 있다. 특히 유럽ㆍ미국의 재정위기에다 중국의 고물가, 일본의 디플레이션 등 불안요인이 커지면서 세계경제의 하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FRB 연례회의에 참석했던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경제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정책대안의 폭도 이전보다 좁아졌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더구나 우리 경제는 대내적으로는 물가와 전세금이 뛰고 가계부채 급증과 저축은행 부실 등 불안요인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당분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제주체 모두 경각심을 갖고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 당국은 외화유동성 확보 등 금융시장의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짜고 가계빚이 금융불안과 경제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기업도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으로 수출확대에 박차를 가해 경기 활성화의 돌파구를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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