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됐다. 특히 오는 2018년까지 700만명의 베이비붐 세대 중 133만명 정도가 은퇴를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삶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그들의 은퇴 후 삶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 가장 큰 이유는 노후에 겪을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절반 이상이 은퇴 후 노후 준비가 잘돼 있지 않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들 대부분이 개인의 은퇴 후 노후 자금을 위한 저축보다는 부모 보양과 자녀 교육, 그리고 내 집 마련 등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다수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 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하길 희망한다. 하지만 나이 등의 문제로 재취업하기가 쉽지 않아 접근 장벽이 낮은 자영업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새롭게 자영업을 시작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부분은 편의점ㆍ음식점과 같은 생계형 창업에 집중돼 있다. 이들 업종은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해 접근이 용이하다. 하지만 올 6월 서울시가 발표한 '일자리 정보 예보-고용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이들 업종은 특히 3년 생존율이 30%도 채 되지 않을 만큼 성공률이 낮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창업과 폐업, 그리고 또다시 창업을 하는 등 이른바 회전문 창업 현상이 확산되면서 결국 자산을 소진해 노후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기존 청년 세대와는 달리 오랜 경제활동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생계형 창업이 아닌 베이비붐 세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벤처 창업을 위해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일시적이고 단기간에 그치는 교육 프로그램보다는 베이비붐 세대만을 대상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하는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필수적이다. 창업을 시작해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실제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의 구체화와 상용화, 나아가 정착 단계에 이르는 전문적인 단계별 밀착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영역을 베이비붐 세대로 확장하는 차원에서 전문 영역의 베이비붐 세대 창업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또다시 한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ㆍ지방자치단체ㆍ기업이 각각의 장점을 살려 협력적 생태계 조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