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은 미국 보수진영 일각에서 간헐적으로 주장해왔지만 미 국무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케리 장관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비핵화 절차를 시작한다면 위협 자체가 감소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 지역에서 미군 주둔 수요를 감축하는 절차를 시작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다음 몇주·몇달간 상황이 발전해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처음부터 북한이 국제사회에 다시 동참하기를 원할 경우 그 방법을 북한이 알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김정은과 북한 체제가 비핵화라는 핵심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에 식량원조 등을 했음에도 합의가 깨지고 북한의 핵 개발이 지속되면서 예전보다 위협의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케리 장관은 오는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 기념식에 앞서 이날 독일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이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을 전격 석방한 것과 관련해 "아무 대가(quid pro quo)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