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슈퍼프리미엄] "한잔을 마셔도 깊은맛을 원한다"

"조금이라도 몸에 덜 나쁘게" 프리미엄 바람 확산


한 잔을 마시더라도 좀 더 깊은 맛의 술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국내 주류시장에 프리미엄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술이 몸에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웰빙 붐에 편승해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몸에 덜 나쁘고 부담이 덜 가는 술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연한데 따른 것이다. 100% 순쌀로 만든 증류주에서부터 국내 최초의 식이섬유 맥주, 국내외 최고 블랜딩 마스터가 만든 위스키까지 고급화를 향한 술의 진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더 이상 서민만의 술이 아니다=소주는 두말할 것 없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서민주’ 로 통한다. 비교적 높은 도수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소주를 서민들의 술로 만들었다. 그런 소주가 프리미엄 라인 출시를 통한 시장 차별화로 고급 소비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소주의 프리미엄화를 선언한 것은 지난 3월 출시된 두산주류의 알칼리수 소주 ‘처음처럼 프리미엄’이다.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알칼리수 환원공법을 통해 만든 알코올도수 20도 제품으로 오크통에서 10년간 숙성시킨 증류주를 블랜딩해 술 맛이 기존 처음처럼에 비해 더욱 깊고 부드러워졌다. 병 모양 역시 기존의 둥근 원 모양에서 위스키 병을 연상시키는 사각형으로 바꿨고 청록색을 가미한 라벨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켰다. 두산주류는 일식이나 한정식, 고급 고기집 등을 중심으로 한 사입 및 판촉활동을 통해 그동안 20~30대 젊은층에 한정돼있던 마케팅 활동을 고급소주에 대한 수요가 강한 중장년층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두산주류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주의 탄생이 기존 소주의 성장속도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그동안 사라졌던 고급 소주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일품진로’는 ‘소주=값싼 술’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뜨렸다. 한국 전통 소주 제조방식으로 순쌀 100%를 직접 발효ㆍ증류시켜 만든 일품진로의 출고가는 7,500원(450ml 기준), 시중 음식점 판매 가격은 3만5,000원으로 일반 소주(3,000원)에 비해 무려 10배가 넘는다. 더욱이 일품진로는 호텔이나 고급 한정식 식당, 일식업소 등을 중심으로 월 8,500상자(1상자 6본입)만 한정 판매해 시중 소매점에서는 일품진로를 구할 수 없다. 진로 관계자는 “최고급 음식점을 중심으로 일품진로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며 “머지않아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술로 거듭나 위스키, 와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키는 슈퍼프리미엄이 대세=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양주 출고량은 145만 540상자(상자당 500ml들이 18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3만 6,025상자에 비해 8.6% 증가했다. 지난 2002년 이후 정체 일로를 걷던 양주시장이 5년만에 회복세로 돌아서게 만든 일등공신은 바로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국내 위스키 시장의 올 상반기 판매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스탠더드급(6~8년산)은 4.1% 감소하고 프리미엄급(12년산)은 7.2% 증가한 데 비해 15년산 이상의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는 무려 13.3%나 성장하며 전체 위스키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의 선두주자는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 17’과 진로발렌타인스의 ‘발렌타인 17’. 진로발렌타인스의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발렌타인 17년산’은 영국 왕실로부터 ‘로얄 워런트’를 받은 명품 위스키. 특히 완벽한 블렌딩으로 슈퍼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00년 출시된 윈저 17은 2001년 국내 위스키시장 점유율 65.7%, 2002년 70%를 기록하며 국내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윈저 17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스코틀랜드와 국내 최고의 블랜딩 마스터가 함께 만든 위스키로, 한국인이 유난히 목넘김이 좋은 위스키를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해 부드러운 맛을 강조해 만들었다. ◇저칼로리 맥주 인기=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몸짱 열풍’은 맥주시장의 트렌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칼로리는 낮추면서 좀 더 가볍고 깔끔한 맛을 내는 프리미엄 맥주들이 최근 몇 년새 매년 10%가량 성장하며 맥주 시장의 저변을 확대해가고 있다. 하이트맥주가 지난 6월 내놓은 프리미엄 맥주 ‘S(에스)’는 날씬한 몸을 유지하길 원하는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국내최초로 100ml당 0.5g의 식이섬유를 함유한 맥주다. ‘제6의 영양소’라 불리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식이섬유는 체내에 과다한 영양분이 흡수되는 것을 막고 장운동을 촉진시켜 체형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5년 출시된 오비맥주의 카프리는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맥주. 세계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캐나다산 해링톤 맥아와 유럽산 아로마 호프를 원료로 사용한 카프리는 100ml당 칼로리가 32Kcal로 일반 맥주보다 약 20% 정도 낮다. 오비맥주는 프리미엄 맥주시장을 더욱 늘리기 위해 지난달부터 특수 냉각기기를 통해 0℃로 초냉각시킨 ‘수퍼콜드 0℃ 카프리 생맥주’도 선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