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 자유화=인상 안되게(사설)

오는 7일부터 4단계 금리자유화가 시행됨으로써 본격적인 경쟁 금리시대가 열린다. 또 금융상품의 다양화에 따라 소비자 금융시대도 함께 열린다.이번 금리 자유화와 여신규제 완화대책의 골자는 3개월 미만의 단기예금 금리자유화, 고금리 및 소액투자 상품 등 금융상품의 다양화, 은행의 금융채 발행 자유화, 중소기업의 의무대출 비율 완화, 콘도미니엄 여신금지 해제 등이다. 이로써 요구불 예금을 제외한 모든 수신금리를 금융기관이 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제 금융기관들은 사활을 건 금리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유리한 금융상품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금융기관들은 규제 금리시대에서 해오던 안이한 경영방식으론 살아 남을 수 없는 치열한 경쟁시대를 맞았다. 단기자금은 제2금융권, 장기자금은 은행권으로 분할돼 온 독점체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금융기관간 금리경쟁의 불공정 소지가 없어진 만큼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금리경쟁은 어쩔 수없이 수신금리 인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벌써부터 2% 포인트 오를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채도 회사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발행금리를 높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금리 자유화가 곧 금리상승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는 기업의 금융부담 증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의 수지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은행의 3개월미만 저축성예금 잔액이 40조원에 이르는데 단기 수신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은행수지가 갑자기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경쟁시대에 금융기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핍경영과 신 기법개발에 눈을 돌려야 한다. 더욱이 개방에 따라 외국은행들과 경쟁을 하지않을 수없다. 경쟁에서 밀리면 도산까지도 예상해야 한다. 금리 경쟁과 생존경영이 자칫 중소기업이나 영세상인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기피 현상이 없지않아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의 축소만으로도 그같은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저런 빌미로 대출을 꺼린다면 중소기업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콘도미니엄 회사에 대한 여신금지 해제가 금융자금의 소비자금화를 부추길 우려가 없지않다. 무엇보다 금융기관이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수지악화를 여신금리 인상으로 떠넘기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기업의 금융부담 증가는 곧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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