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콜금리 내릴까 동결할까

■ 13일 올해 첫 금통위<br>인하론 "경기부양 위해 통화정책 병행 필요"<br>동결론 "기업자금수요 회복때까지 기다려야"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콜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주장한 후 채권시장 등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이 같은 기대와는 달리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현재 ‘동결’이 우세한 분위기다. 올해 미국ㆍ유럽ㆍ중국 등 해외 주요국들의 금리인상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내외 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 또 올 상반기 경기침체를 이미 예견, 지난해 8월과 11월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 상태여서 우선은 자금 수요가 살아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해 8월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생산자물가가 두자릿수 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관리에 1차 책임을 지고 있는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은 올 상반기 경제전망이 극도로 어두웠다는 이야기”라며 “11월 금리인하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가 싸도 자금 수요가 없어 돈이 실물로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돈을) 풀어놓고 기다리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부에서도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적지않지만 이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콜금리를 내리면 채권금리도 그만큼 떨어져 3년물 국고채 금리가 계속 콜금리와 붙어 있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과하게 풀려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금리를 내려 유동성을 더 많이 공급해도 돈이 기업 투자 등으로 흘러가지 않고 금융시장 내에 고여 부동산ㆍ채권 등 자금시장의 버블만 키우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 콜금리를 더 내려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금리인하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지속되면서 은행 고객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올 상반기 콜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크게 떨어뜨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고려할 때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도 좁다. 다만 올 상반기 경기전망이 극도로 어두운 상황이어서 조기 재정집행과 함께 통화정책 역시 경기부양에 올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어 1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조정이 올 상반기 즈음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이 역시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 경기 하강으로 더욱 숨통이 조이게 될 가계의 상황도 금리 결정의 주요변수로 고려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잔액 중 올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 규모가 15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최근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역시 금통위원들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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