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GM 자회사 기구한 운명

오펠 독일 공장 2017년 폐쇄<br>사브는 중·일 합작사에 팔려


세계 최대 자동차제조 업체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전현 자회사 오펠과 사브가 기구한 운명을 맞았다.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 명가였던 두 회사가 경영악화로 각각 생산공장을 폐쇄하거나 아시아 자동차 회사에 팔리게 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의 유럽 자회사인 오펠이 13일(현지시간) 오는 2017년부터 독일 보훔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 위해 노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 자동차 공장이 폐쇄되는 것이다.

사측은 당초 노조와 합의한 2014년에서 2년을 연장해 2016년 말까지 공장을 운영하고 그 전까지 노동자들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방안을 두고 노조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 프리드리히 슈트라케 오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오펠은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사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보훔 공장 폐쇄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2012년의 산업규모가 5년 전에 비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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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유럽 사업을 정리하는 것은 이 지역의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펠은 지난해 7억4,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12년 연속 적자에 시달려왔다. 이 같은 부진은 2009년의 파산신청 이후 2년 만에 부활한 GM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GM은 2년 전에도 벨기에 앤트워프 공장 문을 닫았으며 최근 독일과 영국 등의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은 현재 유럽에 4만명의 노동자들이 있으며 이 중 독일에서만도 2만800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GM의 과거 자회사였던 스웨덴 사브자동차가 중국과 일본의 합작기업인 NEVS에 매각됐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NEVS는 성명에서 "2014년 초까지 현재 사브의 '9-3'을 전기자동차로 개조해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브는 1989년 GM에 지분 50%와 경영권을 넘긴 후 2000년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다시 네덜란드계 스웨디시오토모빌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후 지난해 사브가 파산신청을 하면서 중국계 자동차 회사가 인수의사를 나타냈지만 사브에 핵심 기술을 제공하는 GM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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