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인운하 조성 덕분에…" 굴포천 주변 상습 침수 벗어나

■ 피해 없었던 인천 지역<br>운하, 홍수땐 방수로로 활용<br>범람 등 위험요소 줄어들어


경인운하 완공으로 굴포천 주변 상습침수지역 근원 해결. 이번 폭우에도 피해 없어 나머지 지천 정비 시급, 저류시설이나 녹지공간 확보 필요 수도권에 이틀 연속 물폭탄이 쏟아진 다음날인 28일 인천시 서구 검암동 시천교. 시천교 밑으로 흘러가는 굴포천은 평소에 비해 크게 불어난 황토색 흙탕물이 끝없이 흐르고 있었다. 굴포천 방수로 시작점에서 중간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수도권 물폭탄의 영향과는 상관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경인아라뱃길 건설단의 한 관계자는 "시천교 지역 홍수 위험수위가 5m 정도인데 현재 수위는 1.87m 수준"이라며 "이번 폭우로 물 유입량이 크게 늘었지만 서해 간조 시기에 맞춰 물을 대거 빼놓아 범람 등의 위험요소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시천교 주변 검암동에 30년 넘게 거주했다는 김모씨는 "이틀 동안 비가 정말 많이 왔지만 굴포천 방수로 공사 이후 침수 피해를 전혀 걱정하지 않게 됐다"며 "예전에 굴포천 공사를 시작할 때 환경단체에서 반대도 많이 했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천 부평ㆍ서구ㆍ계양구와 김포ㆍ부천ㆍ서울 강서구 일대는 집중 폭우 때마다 굴포천 범람으로 주택과 농경지 등이 침수돼 피해가 막심했다. 지난 1987년에는 굴포천 범람으로 16명이 사망하면서 42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고 1990년과 1995년에는 105억원의 재산피해와 2,000㏊의 농지 침수가 있었다. 1998년에는 900㏊의 농경지와 가옥 563가구가 침수된 데 이어 1999년에도 112억원의 재산피해를 내는 등 호우에 따른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 굴포천 유역 주변 약 40% 정도가 해발 10m 이하의 저지대이고 홍수시 굴포천 수위(해발 6.5m)가 한강수위(해발 10.6m)보다 낮아 자연배수가 안돼 상습적인 수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92년 굴포천 종합치수사업으로 인천 서구 시천동~계양구 귤현동 사이 14.2㎞ 구간에 폭 40m의 방수로 건설계획을 세워 2002년 6월 폭 20m의 임시방수로를 만들었다. 이후 사업이 중단돼 있다 폭을 80m로 확장했으며 2008년 경인운하 사업 추진이 확정되면서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평상시에는 운하로 홍수시에는 방수로로 활용된다. 최계운 인천대 토목과 교수는 "예전 같으면 이 정도의 비면 굴포천이 역류해 부평ㆍ부천과 같은 상습침수 구역은 100% 물에 잠겼을 것"이라며 "경인운하를 조성할 때 굴포천의 물을 서해로 빠지게 배수로를 만든 결과 이제 침수 문제는 해결됐다"고 말했다. 이제 굴포천은 경인운하의 도움으로 홍수 다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지만 다른 지역은 여전히 하천 범람의 위험을 안고 있다. 27일 범람한 곤지암천·경안천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한강 지천은 국가하천인 한강 본류와 달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의 강도나 방재시스템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을 흐르는 한강지천의 경우 한번 범람할 경우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급한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 교수는 "과거에는 비의 40%가 땅에 흡수되고 60%가 흘러나왔다면 도심 개발이 많이 진행된 요즘은 흘러나오는 비의 양이 80%가량 될 것"이라며 "그만큼 지천으로 흘러 드는 비의 양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즉 도심권 지천이 범람할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천의 용량을 초과하는 비가 내릴 경우 이를 저장할 수 있는 저류소를 설치하거나 일본처럼 하천 아래에 지하 대심도를 설치하는 등 지천 정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천 유역에 녹지공간을 확보하거나 지상에 저류소나 저수지를 만들어 집중호우시 빗물이 하천으로 몰리는 것을 막는 방안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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