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홍콩 위기극복 가능한가/통화안정 중지원수준이 관건(세계금융불안)

◎본격 고금리시대 진입 당국 고정환율 고수키로/152억불 기금 조성 등 투기세력과 전면전세계증시가 일단 최악의 혼란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짙게 드리워진 먹구름은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23일 세계를 경악시킨 「홍콩쇼크」의 진앙지인 홍콩금융시장의 향배에 세계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홍콩의 금융위기가 중국의 외환 보유에 반대하는 국제 금융계의 음모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지만 홍콩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동남아 영향보다는 자체적인 경제구조의 취약성 때문이다. 홍콩은행들의 부동산 대출비중이 40∼50%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가격 폭락은 은행에 큰 멍에로 작용하고 있다. 실물경제에서는 과대평가된 홍콩달러가치가 문제다. 이에따라 고정환율제도 변경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환율제 변경 여부에 관계없이 이제 홍콩이 본격적인 고금리시대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고정환율제가 유지된다면 고금리는 필연적이고 이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 수익 감소를 유발, 항생지수는 7천포인트밑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변동환율제도로 바뀐다면 홍콩달러는 지금보다 40%까지 평가절하될 것이고 이에 따른 자본 유출은 은행자산 감소와 경기침체를 몰고올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홍콩금융시장은 당분간 불안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이같은 딜레마에 처해있지만 금융당국의 고정환율제 고수방침은 확고하다. 홍콩의 최종적인 경제정책 결정권을 갖고있는 주용기 중국부총리가 가장 적극적이다. 홍콩의 한 펀드매니저는 『주부총리가 영국시절보다 고정환율제에 더욱 집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내 자산에 대한 가치를 유지하고 중국 기업을 위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건전한 홍콩증시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사태 초기부터 중국인민은행과 홍콩재무부, 홍콩금융사는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발빠른 대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다이 시안글롱 인민은행총재는 이례적으로 인터뷰를 갖고 『홍콩은 충분한 안정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국은 막대한 외화를 풀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발 나아가 중국 인민은행은 29일 홍콩통화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홍콩달러를 매입하는데 1백52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또 홍콩에서 활동중인 중국기업들에 대해 과실송금을 연기토록 결정했으며 홍콩증시의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었다. 이와관련 중국업체 대표들은 최근 심에서 국무원 고위관리들과 비공식 회의를 가졌으며 주부총리는 업체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정도다. 중국이 이처럼 적극적인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크지만 주권반환이후 중국식 자본주의 전시장으로서 홍콩이 갖고있는 정치적 의미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금융당국도 이같은 중국의 든든한 후원을 발판으로 투기세력과의 전면전을 불사하고 있다. 도널드 창 홍콩재무장관은 투기꾼에 대한 승리를 장담하지만 아직까지 최종적인 승패를 결론짓기는 이르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결국 홍콩 금융위기의 수습여부는 중국측의 지원 수준에 달려있고 중국의 의지가 강할수록 금융시장의 불안강도는 완화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이같은 자신감을 반영해 홍콩 현지에서는 부동산 자산가들은 쓴맛을 보겠지만 진정한 기업가들은 우뚝 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현재의 금융위기 극복이 가능하며 다만 시간이 문제라는 것이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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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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