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형 중소형주에 유동성 몰릴 것…60개사 분석시스템 연내 구축“
“‘스마트 머니’는 벌써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중입니다. 앞으로 성장성이 큰 중소형 종목들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여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정용택(46ㆍ사진) KTB투자증권 신임 리서치본부장은 13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지난달 20일 KTB투자증권이 기존 리서치센터 조직을 이노비즈 리서치팀, 코어비즈 리서치팀 투톱 체제로 개편하면서 본부장에 취임했다. 아직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새내기다. 하지만 신선함 보다는 깊은 내공을 쌓은 ‘고수의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20년 가까이 애널리스트로서 활약했던 경험이 그의 신념으로 자리잡은 듯 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2006년 이노비즈협회와 함께 일을 하면서부터 이노비즈ㆍ코어비즈 리서치 시스템을 생각해왔다”며 “이노비즈 리서치는 신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맞춰 ITㆍ바이오ㆍ엔터테인먼트 등 성장형 기업과 프리IPO 단계에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기존 ‘스몰캡 분석’과도 차별화할 방침이다. 개별종목과 업종을 연계해 분석 풀(Pool)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살아있는 정보를 꾸준히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협력업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삼성전자의 구매담당자”라며 “이노비즈 리서치팀에는 삼성전자 담당 연구원과 협력업체 담당 연구원을 함께 배치해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서치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올 연말까지 60개, 궁극적으로는 비상장기업까지 포함해 300개의 기업분석 풀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이 이처럼 차별화에 방점을 찍은 것은 최근의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것이다. 우선 증권사의 생존차원에서 확실하게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에서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소멸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투자를 통해 경험한 노하우를 축적한 곳은 KTB가 유일하다”며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이노비즈 리서치를 시작한 만큼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는 3년 후에는 놀라운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 본부장은 투자자들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지금이 위험투자를 늘려야 할 때”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새 정부가 관심을 두고 있는 성장형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가 경제회복 효과를 본 이후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현상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코스닥을 비롯한 중소형주 주가상승의 힘”이라며 “미국의 경우 시중유동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다시 벤처 붐이 일어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벤처캐피탈 업계의 투자확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도 금융종합과세로 인해 부자들의 재테크 방법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 주식시장, 해외투자 등 위험자산으로의 투자를 늘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중소형주로 대표되는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크고,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시장구조가 개선되지 않아 지수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의 해답은 명쾌했다. 분석이 없으니까 테마로 간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증권사들이 분석하는 코스닥 기업의 숫자는 기껏해야 50~60개 수준”이라며 “제대로 된 분석을 못하니까 테마에 따라 주가가 급변하고, 지수도 만들지 못해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여러 전제조건이 갖춰지면 결국 코스닥시장도 개인들이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시장에서 기관이 투자하는 시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