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도 대선ㆍ총선으로 늘어날 수 있는 선심성 복지와 조세감면 등을 방지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23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1 국무회의 재정전략회의’에서는 2011년 예산편성 방향에 대해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재정건전성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저출산ㆍ고령화와 통일대비 등 중장기 재정위험 요인으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재정위험에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무엇보다 내년 정치일정에 따라 선심성 복지와 조세감면 등 재정건전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입법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총선, 대선 때 부득이하게 포퓰리즘에 빠져서 재정안정에 반하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복지를 보완하면서도 선심성 복지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22일 현재 18대 국회 의원발의 법률안 9천486건 가운데 재정수반 법률은 29.3%(2천780건)에 달하며 이들 법률이 모두 통과돼 시행된다고 한다고 가정하면 2014년까지 800조원의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무위원들은 또 탈루소득 과세와 불합리한 비과세·감면을 정비해 세입기반을 확충하는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2011∼2015년 재정운용도 각종 재정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재정건전성 기반을 다지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 대응전략을 세우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울러 재정건전화 노력과 함께 성장잠재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노력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이를 위해 성장 잠재력 확충에 이바지하도록 중복 사업은 축소·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밖에 지출증가율은 수입증가율보다 2∼3%포인트 낮게 유지하고 의무지출은 '페이고' 원칙을 통해 무분별한 지출 증가를 억제하기로 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복지와 경제·일자리 등 주요 분야별 투자방향과 중점사항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건전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국무위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2배 수준에 이르는 약제비 지출을 절감하고 과잉진료를 억제해 지출을 효율화하고 적정 보험료율 인상 등으로 수입을 확충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앞으로 고령화 가속화와 보장성 강화 등에 따라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건강보험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기초생활보장제도 탈수급을 촉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활발한 의견이 개진됐다. 국무위원들은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가운데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의 탈수급·탈빈곤이 기본 정책 방향이 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이를 위해 탈수급 후에도 일정기간 교육과 의료급여를 지급하는 이행급여를 계속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청년 일자리 사업의 성과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청년층 창업·창직 활성화가 중요하며,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는 일자리는 경기 회복 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성과 여성인력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