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채소류값이 폭등하는데다 석유값 인상으로 각공 공공요금과 석유를 원료로 한 공산품 가격이 꿈틀 댈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 더구나 내년 맥주세율 인하를 앞두고 주류업체들이 맥주값을 미리 상향 조정할 움직임마저 있어 가계에 주름살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정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달에 비해 0.8% 올랐다. 월간 물가상승폭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수해와 재배면적 감소로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이 이미 크게 오른 상태.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는 거래되는 배추가는 지난 1일 배추가 상품 5톤 트럭 기준 380만원대로 지난 9월 200만원선에 비해 2배 가까이 뛰었다. 무도 평균 350만원으로 지난 9월보다 25% 올랐다.
작황을 보면 앞으로가 더욱 문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재배면적이 가을배추가 지난해보다 13%, 가을무는 22%가 각각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달 출하량도 가을배추가 지난해보다 19%, 가을무의 경우 3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올해 가정의 김장비용은 작년에 비해 40~ 70% 이상 추가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석유가격과 공공요금 인상의 경우 가정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더욱 크다. 지난달 석유값 인상에 이어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과 생필품 가격에 이상 기온이 감지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수도요금 납기분부터 물이용 부담금 제도가 적용되면서 서울 시내 4인 가족은 한달 평균 수돗물사용량(20㎥)을 기준으로 1,600원의 추가부담을 져야 한다. 이에따라 목욕탕 요금이 들먹이고 있으며 의류,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의 가격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와함께 내년 맥주세율 인하(10%)를 앞두고 주류업체들은 출고값 인상을 고려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세율인하에도 불구하고 더 비싼 술값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일부 공공요금은 에너지 절약,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위해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늘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부천에 사는 한 주부는 『수입은 뻔한 데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어 겨울맞기가 겁부터 난다』고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김희석기자VB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