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유가도 '조마조마'

이란·나이지리아 등 산유국 정정 불안<br>한 곳만 공급차질 생겨도 시장 치명타<br>원유시장 유입 헤지펀드 움직임 활발<br>"조만간 사상 최고가 도달" 위기감 확산




이란ㆍ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으로 유가가 조만간 사상 최고 가격에 도달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은 이란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수요 자체가 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소비가 하루 평균 8,510만배럴로 전년 대비 2.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석유소비는 2004년 대비 1.3% 증가했었다. 반면에 여유 생산능력은 한계에 도달, 주요 산유국 중 어느 한 곳에서 공급차질이 생기면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돈을 벌려는 헤지펀드들의 투기적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원유시장에 유입된 헤지펀드 규모는 500억~6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유가 60달러 되면 GDP 0.55% 감소=지난해 12월 평균 가격과 올 1~17일 평균 가격을 비교해보면 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 기간 동안 두바이유는 3.94%, 브렌트유는 5.42%,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4.4% 상승했다. 두바이유의 경우 평균 가격으로 2005년 배럴당 49.37달러에서 올해 57.21달러로, 브렌트유는 54.30달러에서 62.23달러였다. 시카고 소재 앨러론트레이딩의 필립 플린 부사장은 “정치적 이벤트가 추가되면 시장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생각보다 빨리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엑셀퓨처’의 마크 왜고너 사장은 한술 더 떠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를 들고 나왔다. 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문제는 원유시장에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커다란 위협”이라며 “(사태가 악화될 경우) 유가를 100달러로 치솟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의하면 두바이유 기준으로 유가가 평균 60달러를 형성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5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목표로 한 올해 5%대 성장도 어렵게 된다. ◇유가상승, 제동 걸 장치 마땅치 않다=이란ㆍ나이지리아 등 최근 유가상승 주범으로 꼽힌 이들 국가의 하루 원유생산량은 650만배럴이다. 전세계 생산량의 7.5%에 해당하는 규모다. 문제는 이란 등 몇몇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하루아침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작금의 유가시장은 총 생산량의 5%만 차질이 생겨도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정도로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계 석유소비는 150만배럴(하루 기준)이 증가하는데 이를 충당할 여유 생산능력 등은 이미 바닥에 도달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유국 문제는 곧 전세계 문제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헤지펀드들의 원유시장 교란 이면에는 이처럼 취약한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유 생산능력이 현재 5% 수준으로 이것이 적어도 10% 이상 되지 않는 한 사소한 지정학적 불안에도 원유 가격이 급등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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