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노동계 대화중단 선언 재고돼야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점점 강경한 양상을 띠며 노정관계가 악화일로여서 걱정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김대환 노동부 장관 퇴진과 비정규직 보호입법 등을 요구하며 노사정위원회와 각종 정부위원회 탈퇴를 선언하고 지속적이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노사정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민노총의 불참으로 반쪽 역할에 그쳤는데 이번에 한국노총마저 탈퇴하면 이름만 남게 된다. 노사정간 공식 대화 채널이 닫혀버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 한창인 개별사업장의 노사협상은 물론 노사정간 첨예한 입장차이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 등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노사정위 탈퇴 등 노동계의 대화중단은 옳지 않은 결정으로 철회돼야 한다. 우선 어느 쪽의 잘잘못을 떠나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든다고 대화창구마저 폐쇄하는 것은 협상의 기본자세가 아니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투쟁의 명분도 공감하기 어렵다. 한국노총은 김 장관의 일방주의적 노동행정과 노동계 비판 발언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의 굽힐 줄 모르는 지나친 요구와 투쟁일변도의 노조운동을 비판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일방적 노동정책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비정규직 법안은 정부의 조속처리 방침과는 달리 9월 국회로 미뤄져 결과적으로 추가논의 후 합의 처리하자는 노조의 주장대로 됐다. 또 “한국노총이 한 게 뭐냐”는 김 장관의 발언은 노조를 자극했다는 점에서 적절하지 않기는 해도 그렇다고 그렇게 강경투쟁을 벌일 이유는 아니지 않은가. 레미콘노조 충주지부장의 시위 중 사망사건도 안타까운 일임에 틀림없지만 장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 김 장관 퇴진요구가 정치공세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정간 충돌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에 또 하나의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노사정은 물론이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강경투쟁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서로의 입장차이가 크더라도 대화창구를 닫는 일은 재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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