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업률:10/한국적 실업률(경제교실)

◎1차산업 반영비율 높아 평균실업률 낮아져/올 3분기 2.2% 불과 선진국선 완전고용수치실업률은 한 국가 통치권자의 평가에 중요한 잣대로 사용되며,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통계지표이다. 독일의 콜총리는 내년에 있을 총선에서 5선 연임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전후 최고로 치솟고 있는 12%대의 실업률 때문인 반면에, 영국의 블레어 총리는 민주국가에서는 처음으로 가장 높은 93%의 국민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는 취임이후 실업률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이란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전국에서 표본으로 뽑힌 3만4천가구에 살고 있는 만15세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통계청에서 매월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결과 공표된 97년 3·4분기의 실업률은 2.2%였다. 이는 선진국에 비하여 훨씬 낮은 것으로 선진국에서 말하는 완전고용상태와 다름없으며, 이같이 세계 최저수준인 우리나라의 실업률에 대해 한마디로 「한국적(?) 실업률」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우리나라 실업률이 선진국보다 낮은 기본적인 이유는 선진국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이 높은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고용 흡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7.1%로 미국의 2.0%, 독일의 1.9%에 비하여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고도성장기인 60년대에서 70년대 중반까지 1.1%∼1.4%의 낮은 실업률을 보였으나 최근에 와서는 엔고와 경기불황으로 실업률이 3%대로 상승하였다. 또한 선진국과 비교하여 산업구조상 농림어업취업자 비중이 11.9%(96년)로 선진국의 5% 정도에 비하여 우리 나라는 아직도 그 비중이 높은데 일반적으로 농가 부문의 실업률은 1%내외로 낮아 평균실업률을 낮추고 있다. 따라서 전체 실업률이 낮게 나타난다. 끝으로 우리 나라의 특수한 구직 관행을 들 수 있다. 선진 산업사회처럼 직업소개소나 직업알선기관이 잘 발달되어 있어, 이러한 기관을 통하여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실직하였거나 일자리를 구하고자 할 때, 이와 같은 기관을 방문함으로써 직장을 구할 수 있다. 또 실업보험제도가 있을 경우에는 보험금을 타기 위하여 매주 해당기관에 출두하여 실업수당을 받으면서 실직된 상태를 계속 보고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직업알선기관이 취약하고 실업보험제도가 발달되지 않은 사회에서는 실직되었거나, 신규실업자로 노동시장에 들어온 사람일지라도 직장을 구해 보다가 여의치 않을 때에는 쉽게 구직활동을 단념하게 된다. 따라서 이같은 구직 관행의 차이로 실업자와 실업률이 낮게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실업률은 각국의 산업구조, 고용구조, 사회제도, 고용관습, 경제성장률 등에 의하여 복합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 국가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려운 통계이다.<이화영 통계청 사회통계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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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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