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이동통신 업체인 스프린트넥스텔로부터 뉴욕 지역 와이브로(WiBroㆍ휴대인터넷) 네트워크 구축 요청을 받은 것을 계기로 향후 3~5년 내에 와이브로를 신수종 사업으로 삼아 수익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상용화도 1년 반이나 빨랐던 와이브로는 지난해 6월 이미 KT가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와이브로 서비스 사업권을 따낸 3개 업체 가운데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005년 4월 이미 사업을 포기했고 휴대폰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의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SK텔레콤과 KTF 지분을 상당 부분 소유하고 있는 KT 등도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미온적이었다. 사업에 들인 비용에 비해 국내의 서비스 가입자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은 와이브로의 상품가치를 어둡게 볼 일만은 아니다. 와이브로에서 직교분할주파수다중접속(OFDMA)이나 다중입출력(MIMO) 등 4세대 이동통신의 기반기술을 이미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을 많이 쓰는 게 아니라 많이 쓰는 기술이 우수하다’는 격언이 말해주듯 와이브로를 신수종 사업으로 키워내려면 얼마나 효율적으로 서비스 표준화와 세계화를 이루어내는냐가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29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ITU-R WP8F 특별회의를 서울로 유치한 것도 오는 10월 전파총회(RA)에서 와이브로가 IMT-2000 표준으로 채택되기 위한 붐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이미 전세계 30개국에서 와이브로 도입을 결정했거나 준비하고 있다지만 실제로 와이브로의 가장 큰 경쟁자는 3.5세대 이동통신(HSDPA)이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와이브로가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4세대 와이브로에 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무선인터넷 휴대폰의 통화품질을 보장해 보편화할 수 있다면 기존의 유선인터넷에 있는 콘텐츠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와이브로의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 독자기술인 와이브로가 하루속히 세계표준으로 공인 받고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이용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