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두 달 사이에 50% 이상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른바 '10%룰'이 완화되면서 운용전략 노출에 대한 부담이 한결 적어진 국민연금이 특정 종목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주식운용 전략에도 한결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9일 기준으로 보통주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총 41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말에는 27개였지만 불과 두 달만에 51.9%(14개)나 급증한 것이다. 이들 중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39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코스닥 상장사는 SM엔터테인먼트(10.48%), 리노공업(10.34%) 등 2곳이었다. 가장 지분율이 높은 곳은 만도다. 국민연금의 만도 지분율은 13.12%로 처음으로 13%를 넘었다. 지분율이 12%를 넘는 종목도 SBS(12.96%)·하나투어(12.17%)· 동양기전(12.83%) 등 총 9종목에 달한다. 기존에 10% 이상 지분을 들고 있던 종목들 중에서는 16개 종목의 지분율을 늘렸다. 반면 10% 아래로 내려간 곳은 한솔CSN(9.35%)·한미약품(9.2%)·코텍(8.96%) 등 단 3종목이었다. 지분율이 5% 이상인 종목 중에서도 LS산전(9.98%), 대림산업(9.92%), 농심(9.35%), CJ CGV(9.38%), 엔씨소프트(9.22%) 등 13종목은 이전에 비해 지분율이 꾸준히 늘어나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코스닥 종목은 오스템임플란트(6.33%)·다나와(5.24%)·아이센스(5.06%)·빅솔론(5.04%) 등 모두 11개였다. 투자 업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살아나고 있는 태양광 관련주인 OCI(5.06%), OCI머티리얼즈(6.14%)와 겨울철 난방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됐던 한국전력공사(6.18%), 한국가스공사(6.05%) 등에 대한 지분율 확대가 눈에 띈다. 또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농심(9.35%), 오리온(7.01%) 등 음식료주와 LG패션(10.34%), 한세실업(11.15%), 코오롱인더스트리(10.0%) 등 의류주, 롯데하이마트(9.23%), CJ오쇼핑(7.25%) 등 온·오프라인 유통 관련주들의 지분도 늘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경우 대규모 기관투자가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수익률이 아닌 장기적인 시장의 움직임과 경제 방향을 보고 투자가 가능하다"며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이 같은 투자 경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