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산 훈련기, 인도네시아 공군 조종사 기량 우수 입증

공중 충돌사고에도 조종사 4명 모두 무사

印尼 공군 조종사 기량·KT-1 성능 우수 입증

조종사의 비상탈출 순간. 좌석 밑의 로켓 엔진이 점화해 수직으로 치솟은 후 좌석이 떨어지고 낙하산이 펴져 조종사의 생명을 구해준다. 고가의 정밀장비지만 조종사의 훈련과 위급시 판단력 여부가 생존을 좌우한다.

‘군용기 2대 추돌 추락, 조종사 4명은 전원 무사’.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품푸르 상공에서 일어난 인도네시아 공군기 추락 사고의 개요다. 국제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하던 인도네시아 공군 곡예비행팀 소속 KT-1B 복좌기 2대는 공중에서 서로 스치는 통에 기체가 화염에 휩싸인 채 추락하고 말았으나 조종사 4명은 생명을 건졌다. 사출 좌석(Ejection Seat) 덕분이다.


사출좌석이란 위급 상황 발생시 조종사를 좌석과 함께 기체 바깥으로 튕겨주는 장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제작한 국산 KT-1 웅비의 경우 위기시 캐노피(조종석 유리) 윗부분의 작은 폭약선이 터지고 조종석의 로켓 엔진이 급점화, 조종사와 좌석을 30m 가량 퉁겨내는 방식이다. 좌석과 함께 탈출한 조종사가 최대 고도에 이르면 좌석이 분리되고 낙하산이 펼쳐진다. 비상 사출 레버를 당긴 후부터 이 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과 1.5초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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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3억~5억원에 이르는 사출좌석의 성능은 물론이거니와 조종사의 기량과 판단 능력이 뛰어나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사고에서는 두 가지 모두를 보여줬다. 사고는 불행이지만 그 대처에서 인도네시아 공군은 어느 선진국 못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 수출형인 KT-1B를 제작한 KAI도 사고 경과를 지켜보다 한숨을 돌렸다. 사출좌석은 영국제지만 기체 성능에 대한 전반적인 책임은 KAI에 있기 때문이다.

간혹 영화에서는 비상시 조종사가 캐노피의 창문을 열고 뛰어내린 뒤 낙하산을 펼치는 장면이 나오지만 어림도 없는 얘기다. 속도가 빠른 제트전투기의 경우 인력으로 캐노피를 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열더라도 빠른 유속에 몸을 내놓으면 바로 꺾여버릴 수도 있다. 각국 공군이 신형 사출좌석을 구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용기의 사출좌석 시장은 미국과 영국이 양분하고 있다. 한국 공군도 최근에서야 사출좌석의 중요성을 인식, F-5 전투기의 구형 사출좌석을 신형으로 교체, 비상 탈출 성공률을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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