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파문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직접 해명여부를 둘러싸고 청와대가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는 여전히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등 관련자들이 국회에서 비공개 증언하는 방안을 최선의 카드로 생각하고 있으나, 정치권의 합의를 전제로 김 대통령의 직접해명과 관련자 국회증언을 함께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에서 대통령이 직접 해명한다 해도 특검은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김 대통령의 직접 해명여부를 다시 검토하는 분위기이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날 낮 민주당 한화갑 대표, 정균환 총무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권한대행, 이규택 총무 등 여야 지도부를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후 이규택 총무는 “이날 모임에서는 현대상선 대북지원 논의나 대통령 해명 등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총무는 또 14일 오전에 있을 여야 총무회담과 관련, “특검법 국회통과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못박고 “청와대가 해명하고 사과해도 이와는 별도로 특검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수석회의를 주재한 뒤 조순용 정무수석, 박선숙 대변인 등과 별도로 대책을 숙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회의에선 정치권 논의 결과에 따라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해명을 하는 방안을 적극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그러나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안의식기자 esa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