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호조·설비투자 회복 '견조한 성장세 지속'

공공요금 인상등 불안 불구 물가 소폭상승 그칠것경상수지흑자 올 절반 수준…하반기 민간소비 살아나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내년도 우리경제 기상도는 다른 경제연구소의 전망치에 비해 다소 낙관적이다. 한은은 경제성장률을 5%대 후반의 탄탄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봤다. 물가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접어들수록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 등 상당수 기관들이 성장률을 5%대 전반(5.3~5.5%)으로 예측했다. 한은이 낙관적 전망을 제시한 것은 최근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 설비투자가 조만간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한은은 상반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성장을 주도하고, 하반기에는 민간소비가 되살아나 성장탄력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한은은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이 큰 변수지만 전쟁이 해외 주요 연구기관들의 예측대로 단기간에 끝나면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ㆍ설비투자가 당분간 성장 견인 올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호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은 내년 상반기 13% 늘어나고, 하반기에는 다소 둔화돼 6.8%로 하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수출증가율은 9.7%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우선 우리의 주력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이 고성장을 이어가는데다 내년 중반부터 미국 등 선진경제도 살아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정규영 한은 조사국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경기회복에 힘입어 내년도 세계교역이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과 함께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수출확대에 힘입어 생산이 늘고 있지만 작년부터 설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앞으로는 설비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7.7% ▦하반기 13.3%로 관측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최근의 가계대출 억제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4.9%로 떨어진 후 하반기에는 5.8%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봤다. ◇물가는 소폭 상승,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절반수준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올해(2.7%)보다는 0.7%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금 및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세계경기회복에 힘입어 원유를 제외한 주요 원자재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봤다. 특히 올들어 제조업명목임금 상승률은 3년만에 처음으로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일 만큼 임금인상압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규영 조사국장은 "공공요금 인상 등 불안요인도 있지만 주택가격 안정에 힘입어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상수지흑자 규모는 30억달러로 올해(70억달러)의 절반이하로 줄 것으로 봤다. 국내 경기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수입수요가 늘어나는데다 해외여행 및 유학 증가로 서비스수지적자가 늘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설비투자가 늘어난다 해도 최근에는 설비에서 국산기계류 비중이 60%수준으로 높아져 자본재 수입으로 상품수지흑자가 크게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등 대외여건이 큰 변수 한은의 내년 경제전망은 이라크 전쟁이 단기간에 종결되는 등 대외여건이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정규영 국장은 "이라크 전쟁이 예상과는 달리 장기화되면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물가도 큰 폭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도 변수는 많다. 우선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수출이 지난 10월부터 25%내외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8%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거시금융팀장은 "최근 설비투자증가율은 수출 증가율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강도높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에 착수할 경우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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