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중국 금리인하' 훈풍] 고개 든 철강·화학·정유

中 본격 경기부양 의지에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포스코·LG화학 등 강세

위안화약세로 수출 악영향… "반등 지속 힘들것" 전망도


포스코·에쓰오일·LG화학(051910) 등 그동안 업황 부진이 길어지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철강·정유·화학 대표주들이 중국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힘입어 강하게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이들 업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추세적인 반등 가능성은 낮게 봤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 거래일 대비 6.17% 급등한 3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제철(4.78%)과 동국제강(3.66%), 동부제철(2.84%) 등 다른 철강주도 크게 올랐다. 정유주인 에쓰오일은 11.77%나 급등한 4만7,000원에 장을 마쳤으며 금호석유도 4.30%나 올랐다. 화학주인 LG화학(5.29%), 한화케미칼(009830)(6.25%), 롯데케미칼(011170)(5.70%) 등도 급등했다.


이날 철·화·정이 모두 급등한 것은 중국 정부가 2년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산업소비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들 업종의 업황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전통적으로 중국 경기 수혜주로 분류되던 철강·정유·화학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날 철·화·정이 오른 것은 전적으로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때문"이라며 "특히 이들 업종은 그동안 많이 빠졌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까지 단행할 경우 단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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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철·화·정의 주가 반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의 업황이 추세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철·화·정의 업황에 미치는 실제 효과는 과거만큼 크지 않다"며 "이날 철·화·정이 급등한 것은 그동안 중국 관련 소비재들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 대안으로 과거 최고치에 비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중국 관련주인 철·화·정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철강 대표주인 포스코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2007년 10월2일의 76만5,000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유를 대표하는 에쓰오일도 현 주가가 사상 최고가인 2011년 4월28일의 16만7,000원의 3분의1도 안 되는 수준이며 화학 대표주인 LG화학은 2011년 4월21일의 56만7,000원에 비해 61.4%나 하락한 상태다.

오히려 대다수의 전문가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들 철·화·정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처럼 위안화 약세는 철·화·정의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이 지난 21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후 24일 오후4시 기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6.1356위안으로 전 거래일 대비 0.18% 하락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의 철강·화학·정유 업종은 이미 생산능력 과잉으로 공급 초과 상태"라며 "중국의 내수가 살아나도 우리나라 업체들에 좋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주 연구위원은 이어 "오히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나라 업체들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도 "과거에 중국의 경기가 좋을 때 우리나라의 수출주들도 같이 살아나던 구조는 이미 많이 달라졌다"며 "이들 업종의 실적이 중국 경기 부양의 수혜로 6개월 후에 좋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업체들에 비해 기술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자동차·반도체 등의 업종은 중국 경기부양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주 연구위원은 "중국과 가격경쟁을 벌이는 업종이 아닌 기술경쟁을 벌이는 고부가가치 업종은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업체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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