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빅이지’ 엘스 역전승 ‘환호’

`빅 위지`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빅 이지`우승자가 남았다. 19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파70ㆍ7,060야드)에서 끝난 2004 PGA투어 두 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총상금 480만달러). 큰 키와 유연한 스윙이 어니 엘스(35ㆍ남아공)를 닮아 `빅 위지`가 된 위성미(14ㆍ미국 명 미셸 위)는 컷 탈락했지만 별명의 원조인 `빅 이지`엘스는 숨막히는 연장 접전을 끝까지 견뎌 결국 정상에 올랐다. 엘스는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전날 단독 선두였던 해리슨 프레이저(33ㆍ미국)와 동 타를 이룬 뒤 연장 세 번째 홀인 17번홀에서 10㎙의 만만치 않은 버디를 성공시켜 우승했다. 우승 상금 86만4,000달러.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장 승이며 대회 17년 만에 기록된 2연패다. PGA투어 통산 13승째, 프로 통산 47승째다. 이날 우승 경쟁은 막판으로 갈수록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이 긴박하게 이어졌다. 엘스는 티 샷이 흔들려 자주 러프에 빠졌지만 환상적인 아이언 샷으로 정확하게 홀 근처에 볼을 세웠고, 그린을 빗나가도 칩 인으로 버디를 뽑는 노련미를 과시했다. 8, 9번홀 연속 버디에 12번홀부터 3연속 버디로 승승 장구했다. 생애 첫 승을 노렸던 프레이저도 침착하게 페어웨이와 그린으로 볼을 몰고 다녀 6, 7번홀 연속 보기를 9번홀부터 4홀 연속 버디로 만회하며 기세를 회복했다.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15번홀. 2타차 선두로 이 홀 그린에 도착한 엘스는 약 7㎙의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 버디 기회를 잡았다. 까다롭긴 했지만 그 전까지의 퍼트 감각으로는 3타차로 앞서 우승에 쐐기를 박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엘스는 홀을 1㎙이상 지나치게 퍼트를 했고 파 퍼트도 실패, 72홀 중 유일한 3퍼트로 보기를 했다. 순식간에 1타차로 추격당하게 된 엘스는 17번홀에서 프레이저가 버디를 하면서 1타차의 선두도 지키지 못했다. 마지막 홀은 프레이저가 이글 기회를 놓치며 둘 다 버디. 이어진 연장전도 한치의 양보 없는 접전으로 진행됐다. 파5의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첫 홀. 이글과 버디가 쏟아진 이 홀에서 긴장한 두 선수는 나란히 파를 했고 10번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연장 3번째 홀인 17번홀. 엘스는 프레이저의 볼이 홀을 60㎝정도 지나치는 것을 본 뒤 정확하게 10㎙의 버디 퍼트를 떨궜다. 볼이 사라지는 순간 엘스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안도의 한숨으로 숨막히는 접전의 끝을 장식했다. 프레이저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5~6㎙의 이글 퍼트를 짧게 쳐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가면서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새삼 일깨웠다. 그는 결국 이번 대회까지 세 번째 마지막 라운드 선두에 나섰다가 역전패하는 아픈 기록을 남겼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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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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