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기 낙관론에 제동이 걸렸다. 내수와 수출이 부진한 탓에 대부분 실물지표가 전월보다 악화했다.
2월 경기지표가 워낙 양호했던 영향으로 기조효과가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경기회복 신호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3.1% 감소해 지난 2008년 1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0.3%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는 2월 14.3%나 급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월 대비 감소는 주력 상품군인 금속가공(-10.5%), 석유정제(-9.8%), 기계장비(-7.4%) 등의 부진 탓이다. 반도체ㆍ부품(1.5%), 컴퓨터(5.0%), 담배(9.3%)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자동차(10.7%), 의료정밀과학(9.3%) 등이 선방한 반면 섬유제품(-9.2%), 영상음향통신(-13.0%), 의약품(-16.2%), 나무제품(-20.0%) 등이 부진했다.
기획재정부는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이 3월4일~4월1일 정기보수에 들어가 화학제품 생산이 부진했고 보건복지부의 약가 인하로 의약품 생산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업계가 5월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고 7월 런던올림픽 등을 앞두고 의도적인 재고 조정에 나선 것도 생산을 감소시킨 요인으로 지적된다.
내수부진도 심화됐다. 소매판매는 고유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전월 대비 2.7% 줄어 석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 감소폭도 7%로 컸고 기계수주도 공공부문 수주가 크게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33.5%나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2%로 전월보다 2.9%포인트 하락하며 80%대가 무너졌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0%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0.4포인트 소폭 올랐다가 3월에는 다시 0.4포인트 떨어졌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설비투자ㆍ건설투자가 동반 하락하고 생산ㆍ소비지표도 감소하는 등 주요 지표들이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올해 1ㆍ4분기에는 설ㆍ윤달 등 계절조정 요인이 많았다"며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ㆍ4분기에 비해 올해 1ㆍ4분기 지표는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지만 당초 정부가 예상하는 범위 내에 있을 것"이라며 "1ㆍ4분기가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에 상저하고의 차이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