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에너지 혁신이 미래다] ⑤ CO₂포집·저장

온실가스서 수소 대량 생산<br>분리막 성능 개선… 포집 비용도 톤당 10弗로 줄여<br>에너지기술硏, 새 기술 개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백일현 박사팀이 개발한 '분리막 이용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 시스템'의 모식도.

석유ㆍ석탄 등 화석연료는 현 인류에게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CO₂)를 발생시켜 지구온난화 등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한다. 이를 대체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이 도입되고 있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화석연료 비중이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난제를 풀 해법으로 세계 각국은 'CO₂ 포집ㆍ저장(CCS)'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화력발전소ㆍ제철소 등 대형 배출원에서 나오는 CO₂를 포집, 격리, 저장하는 CCS를 통해 화석연료의 환경유해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기존 CCS 기술은 CO₂ 포집 비용이 1톤당 40~60달러로 비싸고 폐수가 발생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온실가스센터 백일현 박사팀이 개발한 '분리막 이용 CO₂ 포집 공정기술'은 이런 한계를 극복한 차세대 CO₂ 포집 기술이다. 최대 장점은 CO₂ 포집 비용을 대폭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데다 미래 청정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 그야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백 박사는 "기존 CCS가 배기가스에 함유된 CO₂를 포집하는 반면 이 기술은 연소되기 전의 화석연료로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CO₂를 포집한다"며 "석탄ㆍ바이오매스 등 품질이 낮은 탄화수소계 연료를 원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에 적용되는 이 기술은 석탄을 가스화해 생성된 수소, 일산화탄소 합성가스를 수소와 CO₂로 전환한 뒤 분리막을 활용해 수소를 추출하는 동시에 CO₂를 포집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렇게 추출된 수소는 연료전지 발전소 또는 수소연료전지차의 연료로 쓸 수 있으며 포집된 CO₂는 지중이나 해저에 반영구적으로 저장된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분리막보다 투과 성능이 개선된 팔라듐계(Pd-Cu) 분리막을 개발해 합성가스 처리량을 7배 이상 향상시켰고 분리막을 초박막화해 고가의 팔라듐 사용량도 10분의1로 줄였다. 백 박사는 "500㎿급 화력발전소에 적용할 경우 기존 분리막은 1,200억원이나 필요했지만 새로 개발된 것은 60억원이면 돼 경제성이 탁월하다"며 "덕분에 CO₂ 포집 비용을 톤당 10달러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가스처리능력이 분당 2리터인 실험실 규모의 공정과 시간당 1,000리터의 탄화수소를 처리하는 파일럿 설비로 공정기술의 타당성 실증을 완료한 상태다. 백 박사는 "2025년께 국내에 건설되는 4기의 IGCC 플랜트와 연계, 본격 상용화를 앞당길 예정"이라며 "연간 220만톤의 CO₂ 저감과 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수출 시장을 선점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백 박사팀의 분리막 이용 CO₂ 포집 공정기술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 톱 5에 선정되며 기술적 우수성과 미래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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