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는 두 은행장 '희비' 조영훈 기자 dubbcho@sed.co.kr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강정원 국민은행장 대규모 구조조정·노조통합 성과 조직 내부전열 정비 완료 자산 건전성도 크게 개선 수신 감소등 외형은 약화 취임 1주년을 앞둔 강정원(사진 왼쪽) 행장의 국민은행은 요즘 활기가 넘친다. 회계 파문으로 어수선했던 1년 전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강정원호 1년은 조직 내부 전열 정비에 바쳐졌다. 강 행장은 지난해 11월1일 취임과 함께 선진국 금융기관을 모델로 조직을 세분화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조직정비와 대규모 구조조정을 처리했다. 외유내강형으로 평가받는 강 행장은 과거 서울은행장 시절 구축한 구조조정과 은행 경영 정상화 경험을 활용해 차근차근 로드맵을 완성해갔다는 평가다. 강 행장의 최대 성과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노조 통합. 강 행장은 취임 4개월 만인 지난 2월 정규직원의 10%가 넘는 2,198명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후속 조치로 인사교류를 실시, 본지점간 인적교류를 확대했다. 5년 이상 같은 보직에 있었던 임직원에 대한 교류 원칙이 지켜져 803명의 직원이 본사를 떠났고 이 과정에서 본부인력 308명을 줄였다. 본지점간 인사교류와 노조 통합은 국민은행의 고질적인 파벌주의를 없애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직원이 참여한 '국제적 최고관행(IBP)' 운동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실험대였다. 자산 건전성이 개선된 것도 성과다. 지난해 6월 3.66%로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올해 6월 2.51%로 1.15%포인트나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2,408억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은 올 상반기 8,900억원으로 늘어났고 올 전체로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를 거두는 과정에서 '외형'은 약화됐다. 지난해 11월 138조5,630억원에 달했던 총수신은 26일 현재 136조5,29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1년 만에 무려 2조원이 넘는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강정원호는 취임 2년차를 맞아 본격적인 영업전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취임 2년차 국민은행이 영업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는 강정원호가 롱런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통합2기 출범 1주년을 맞아 이사회 내에 사외이사로만 구성되는 평가보상위원회를 설치, 상시적으로 최고경영자(CEO)를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다음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금융권 최장파업등 고난의 연속 노조와 유기적 연대실패 공격적인 마케팅 빛바래 영업 실적도 부진 '시련'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합병돼 작년 11월1일 탄생한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초대은행장의 1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노조와의 유기적인 연대에 실패한 결과는 지난 해 금융기관으로는 최장이었던 18일간의 파업으로 이어졌고, 일부 외국인 경영진이 교체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노사관계 정립에 실패함에 따라 공격적인 경영도 빛을 바랬다. 사실 하 행장의 앞 날은 취임하기 이전부터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예견됐었다. 서로 다른 조직에 몸담았던 직원들의 마음을 통합시켜야 하는데다 토종은행과 외국계은행의 대결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이다. 하 행장은 이 과정에서 은행 전쟁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다른 은행장들이 연이어 "은행간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밝힌 데서 잘 나타난다. 하 행장은 은행권의 특판 전쟁을 주도했다. 출범 8일만에 내놓은 연 4.6%의 고금리 정기예금 판매는 곧바로 은행권 전체의 '특판 전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1년 내내 특판예금을 쏟아내며 마케팅 전쟁을 본격화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와함께 새로운 전략분야로 파생상품과 외환 딜링을 선정, 업계 최대 딜링룸을 설치했다.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은 이에 맞서 딜링룸 강화전략으로 맞대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은 초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한국씨티은행의 여신은 31조2,000억원으로 작년 한미은행ㆍ씨티은행서울지점 여신합계액 35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무려 4조5,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수신도 3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27조6,000억원에 비해 3조원이 감소했다. 연체율은 1.74%에서 1.75%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80%에서 18.24%로 악화됐다. 하지만 총자산이익률(ROA)는 지난 해 6월말 0.80%에서 올 6월에는 0.99%로 개선됐다.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1.43%에서 1.39%로 일부 개선되는 기미를 보였다. 이 같은 영업실적 부진은 하 행장이 취임과 함께 장기비전으로 제시한 '은행권 시장점유율 10% 달성'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2년차를 맞은 하 행장이 풀어야 할 첫번째 과제는 노조와의 상생 해법을 찾는 길이다. 노조의 거센 공세로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두하는 수모를 겪었고, 한미은행 노조가 펼치고 있는 준법투쟁 등이 영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있기 때문이다.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려 했던 전산 통합이 미뤄진 것도 사실은 노조의 '휴일 근무 거부'때문이었다. 결국 노조와의 문제에서 해법을 찾아 본격적인 영업정비에 나서지 않는 한 하 행장의 앞날은 가시밭길이 될 수 밖에 없다. 입력시간 : 2005/10/30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