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무명 작가들 세계적 스타로 키운데 큰 보람"

개관 10주년 이화익갤러리 이화익 대표


무명에 가까웠던 김동유의 작품은 2007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추정가의 20배를 넘기며 3억원 이상에 낙찰됐다. 교직을 접고 전업화가가 되기를 권한 화가 김덕용은 미술시장의 독보적 존재가 됐다. 한국화를 전공한 최영걸을 중국계 컬렉터들의 선망으로 올려놨고 촌부(村夫)처럼 지내던 임동식 화백을 수면위로 끌어냈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이화익(54ㆍ사진) 이화익갤러리 대표의 업적이다. 이화여대를 영문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한 이 대표는 1986년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선발한 전문직 큐레이터 1기(6급 학예사)로 미술계에 입문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6년 근무한 뒤 해외연수를 떠나는 남편을 따라 2년 미국 유학을 하며 미술관학을 공부했고, 전통 있는 상업화랑인 갤러리현대에서 6년 일했다. 미술관 큐레이터의 기획력과 사명감, 화랑 갤러리스트의 안목과 국제감각을 모두 습득했다. 그 기간 총리실 공무원이던 남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정치에 입문했고, 그 바람에 이 대표는 개인 사업으로 진로를 바꿨다. 이화익갤러리의 시작이었다. "당시 외환 위기 직후 미술시장은 극도로 좋지 않았기에 '사양산업'이라며 만류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럴수록 기필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밀어부쳤습니다." 2001년 9월 차우희 개인전으로 시작한 이화익갤러리는 추상회화부터 구상화, 극사실화까지 아우르면서 공예와 도자 작품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실력 있는 작가가 기회가 없어 전시를 못하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의지였다. 무명 작가를 발굴해 '스타'로 키워낸 데도 그런 뚝심과 열정이 크게 작용했다. "지금도 우리 미술시장은 허약하지만 한국 현대미술가들의 역량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때론 정치인 남편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한국 작가들을 외국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컬렉터들이 좋은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화익갤러리는 10주년 기념전으로 그간 인연을 맺은 38명 작가들의 작품 80여 점을 30일까지 전시한다. 구본창ㆍ금중기ㆍ김종학ㆍ김창열ㆍ민병헌ㆍ설원기ㆍ원경환ㆍ이강소ㆍ황주리를 비롯해 노준ㆍ박선기ㆍ이헌정ㆍ정보영ㆍ함명수 등이 참여해 한국 현대미술의 지난 10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시 수익금은 서울대 어린이병원 후원회를 통해 심장병 어린이 두 명의 수술비로 쓰일 예정이다. (02)73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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