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쏟아지는 악재… 외국인 연일 매물폭탄


연일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로 증시가 움츠러들고 있다. 중동의 정정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우려와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까지 겹치며 외국인들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것이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5,1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닷새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 여파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04포인트(1.31%) 하락한 1,955.54까지 밀려났다. 외국인들은 전날 1조1,776억원을 내다 판 것을 비롯해 이번 주에만 무려 2조2,000억원의 물량을 쏟아냈다. 외국인들은 이날 선물시장에서도 7,849억원(6,100계약)을 순매도하며 코스피200 지수선물을 1.55%나 끌어내렸다. 최근 외국인들의 이탈은 국내외에서 악재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전날 시위대에 경찰이 발포해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정정 불안에 휩싸일 경우 국제유가의 급등이 예상되고 이는 글로벌 경기회복을 지체시킬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스페인ㆍ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전날 미국 다우지수는 228.41포인트나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는 7개월만에 1만2,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와 함께 중국이 지난 2월 11개월만에 무역적자를 낸데 이어 이날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 등 추가긴축이 단행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도 전체 이머징마켓을 흔들었다. 북한에서 제3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 리스크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중동발 악재가 악화되면서 순매도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지수 하락으로 개인의 매수세까지 주춤한 상황에서 증시의 조정이 당분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나만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지탱해 왔던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미국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국인들의 이탈 강도가 세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번주 정보기술(IT) 업종에서만 5,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여기에 외국인에 대한 규제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슬람채권(수쿠크) 도입이 무산된 데 이어 파생상품 거래세가 도입 추진되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이 3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고 하지만 최근 같이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규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외국인들을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월14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조2,000억원을 팔아치웠다. 3월3~4일 매수세로 전환되며 매도 강도가 약화되나 싶었지만 10일 현ㆍ선물 합계 2조5,000억원을, 11일은 1조3,000억원을 각각 쏟아내며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잇단 악재로 3월은 외국인들이 재유입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사태가 진정되고 기업실적의 개선세가 분명해지는 3월말 이후라야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