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세계 '감원 태풍'

美·유럽, 하루만에 3만5,000명 해고 >>관련기사 세계경제에 대량해고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실적이 극히 부진해지면서 하루만에 수만명이 해고되는 등 전세계가 감원돌풍에 휩싸여 실업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의 거대 통신장비 기업인 루슨트 테크놀러지스가 1만5,000~2만명의 추가 감원을 발표한데 이어 유럽의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업체인 ABB와 대형 미디어업체인 로이터 역시 각각 1만2,000명, 1,1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불과 몇 시간 만에 3만5,000여명의 일자리가 달아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3ㆍ4분기를 포함, 올 연말까지 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업률은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닷컴기업은 물론 제조업체까지 잇따라 감원에 나서면서 올 초 이후 실업률이 꾸준히 상승, 지난 6월에는 4.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5%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제연구기관은 물론 백악관까지 올 여름 실업률이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97년 6월 이후 4년만의 최고치다. 유로 지역과 일본도 실업률 증가의 태풍권에 진입했다. 유로 지역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월 평균 8.4% 수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데, 독일ㆍ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실업률이 큰 폭으로 늘어나 경기 부양을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유로 지역 최대의 경제 대국인 독일은 올들어 5개월 연속 실업률이 증가해 지난 5월 실업률이 9.3%에 달했으며, 지난 97년(실업률 12.65%) 이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으로 8.7%까지 떨어졌던 프랑스의 실업률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와 함께 고용사정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영국 역시 최근 들어 신규 채용이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올 들어 지난 3월 4.7%, 4월 4.8%, 5월 4.9% 등 실업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마쓰시타 전기ㆍ이스즈 자동차ㆍ세이코ㆍ후지쓰 등 대표적 기업들마저 조기 퇴직을 통한 대규모 감원에 나서 조만간 실업률이 전후 최고치인 5% 수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의 경우 타이완의 6월 실업률이 지난 78년 실업률 집계 이후 가장 높은 4.6%를 기록하는 등 동반 위기를 겪고 있는데, 맥도널드와 같은 세계적인 체인 업체들이 해외지점 철수 등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어 선진국 감원의 후(後)폭풍까지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실업률 상승이 미국은 물론 유로 지역과 일본 등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소비심리 위축→개인지출 감소→기업실적 악화→경기 침체의 악순환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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