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가 시작되는 1일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올 하반기에 영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하반기에 은행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반기처럼 외형적 경쟁보다는 영업에서 내실을 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외환은행ㆍLG카드 등의 매각이 본격화되고 복합금융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비해 더욱 강한 조직 체질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하반기에 고객관리(CRM)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신상품 개발과 이에 대한 직원들의 적응력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1일 월례조회에서 “상반기에 내부조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하반기에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는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고객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영업성과를 따지기보다는 영업력을 키우기 위한 상품개발에서 사후관리까지 전방위적인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것이다.
강 행장은 이를 위해 “하반기에 고객관리시스템을 갖춰 내년부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상품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이 예금과 대출ㆍ투신ㆍ방카슈랑스 등 모든 상품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도록 연수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유니버설뱅킹 시대에 대비해 경쟁역량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따라 내년 이후 경영성과를 가를 수 있을 것”이라며 “복합금융시대를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하반기에 ▦영업수익 극대화 ▦건전한 여신문화 정착 ▦인력의 전문성 제고와 성과보상제도 정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특히 우량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평가인증제도를 적극 활용,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 발굴을 더욱 활성화하고 노사협의 중인 신인사제도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됐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우량고객을 다른 은행보다 먼저 확보하기 위한 영업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내년을 대비한 시장 선점이라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이날 3ㆍ4분기 조회식에서 “영업 부문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모든 정책과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며 “영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적인 확충과 관련 인프라 및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은행장 취임 후 3개월은 준비기간이었다면 이제 3ㆍ4분기부터는 준비한 일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업무처리와 서비스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작은 실천과 함께 편법보다는 정도를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또 “3ㆍ4분기에 구체화될 금융지주회사 출범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금융그룹의 핵심 부문으로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지난달 30일 고객들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듣고 응답해주는 ‘VOC통합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고객만족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이와 별도로 1일 조흥은행 영업부를 비롯, 전국 지점에서 동시에 ‘CS 새다짐’ 행사를 갖고 하반기에 고객에 대한 만족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 최고 인수합병(M&A) 매물인 외환은행과 LG카드의 향방이 마무리되고 신한ㆍ조흥은행 통합이 끝나면 은행간 전쟁이 지금보다 더욱 가열될 전망”이라며 “이에 대비해 하반기에는 은행들이 내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