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교도소서 성폭행 미수…재소자관리 구멍

사건발생 4개월 후에야 기소해 '은폐의혹' 대두

상습강간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교도소 안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까지 기도한 일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재소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일고있다. 이번 사건은 6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탈주범 이낙성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일도채 안된 올해 4월 초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교도관들의 긴장이 크게 이완됐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교도소 직업훈련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려 한 혐의로 최근 무기징역이 선고된 무기수 김모(42)씨의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시 교도관의 동행 없이 혼자 교도소를 활보하고 다녔다. 김씨는 용접교육 시간에 `치과 치료를 받고 오겠다'고 속이고 교육장을 빠져 나온 뒤 화장실에 들어가 피해자인 컴퓨터교사 A(30.여)씨가 수업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느라 한 시간 가량 자리를 비웠지만 아무도 김씨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또 범행에 사용할 도구도 미리 준비해 몸에 지니고 있었지만 교도소 쪽은 전혀눈치채지 못했다. A씨가 교육을 마치고 혼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한 김씨는 입고 있던 티셔츠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뒤 쇳조각과 유리조각, 철삿줄, 비닐끈, 실끈, 면장갑 등을 갖고 컴퓨터 교육실로 들어갔다. 흉기로 A씨를 위협한 뒤 성폭행하려 했지만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실패로 돌아가자 두 손으로 약 5분 간 목졸라 살해하려다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교도관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다. 김씨가 이처럼 마음 놓고 범행에 나설 수 있도록 감시의 눈길이 소홀했던 것은겉으로는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데다 면회 오는 가족도 없어 교도관들의 동정심도 자극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1984년 강간치상죄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4년 가석방된 뒤에도 여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10회 가까이 강간죄를 저질렀는가 하면 반항하는 여성을 살해까지 하려고 하는 등 흉악한 범죄 전력이 있었는데도 감시의 손길은 느슨했던 것이다. 또 김씨가 사건 발생 4개월이 지난 8월 말에야 기소된 것은 일반적인 형사사건처리 절차를 감안할 때 1∼2개월 더 지연된 것이어서 사건을 감추려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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