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루프트한자 주주들 노조 경영참여 반기, 獨 노동시장 일대전기 될듯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의 주주들이 노조 파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 노조위원장의 감사회 부회장 직위를 박탈키로 결의, 노사문제로 진통을 겪어온 독일 노동 시장이 커다란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결정을 그동안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노동자들에 대한 `주주들의 반란(revolt)`으로 표현하며 노동자들의 `힘`이 약화하는 중대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루프트한자 주주들은 18일 지난 해 말 회사측에 수백만 유로의 손실을 입힌 파업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강성 노조로 유명한 베르디 노동조합의 위원장 프랭크 서스크를 감사회 부회장 직위에서 해임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처럼 주주들이 독일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노측에 구체적인 제재를 가함에 따라 앞으로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공동 결정법`자체의 토대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독일의 주주들과 기업 임원진들은 노동자들이 기업 경영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공동 결정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 왔지만 노측의 강력한 반발을 우려, 공식적인 개혁 요구를 꺼려왔다. 현재 독일의 `공동 결정법(co-determination)`은 노동자가 2,000명 이상이 되는 주식회사의 경우 노사 동수로 감사회를 구성토록 규정하고 있다. 주주총회, 이사회와 함께 기업의 3대 통치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감사회는 이사를 선ㆍ해임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간접적으로 업무집행에 관여할 수 있어 노동자들은 이를 통해 기업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것이 사실. 전문가들은 이번 루프트한자 주주들의 결정은 노조측 인물이 감사회의 중역으로 일하게 될 경우 갈등의 소지가 높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노동자가 감사회 중역 자리에 앉는 것에 대해 ▲이사진으로서의 노동자의 자질 부족 ▲경영 업무 결정 과정에서의 갈등 야기 ▲주요 경영 비밀의 누설 ▲이사회의 비대화 등을 이유로 반대의 뜻을 표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 좌파성향의 독일 집권당마저 노동 시장 유연화와 기업 부담 최소화를 위한 우파식 개혁을 추진하면서 공동 결정법에 대한 수정 또는 폐기 요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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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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