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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대기업 상반기 공채의 인·적성 검사 전형 결과가 발표되면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면접 전형이 시작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언으로 여러 대기업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질문들을 유형별로 정리해보고 기업별로 특화된 면접 질문들도 함께 살펴본다.
◇여러 기업이 선호하는 공통 질문 유형=30대 그룹의 면접족보를 분석한 결과 리스트업형·초이스형·오피니언형 등 뚜렷한 공통점이 발견됐다.
리스트업형은 구직자의 정체성과 특징, 세계관 등을 귀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질문 유형이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무엇인가', '제일 잘하는 것 5가지를 말해보라',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가져갈 10가지 물건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이 유형에 속한다. '최근에 본 책', '최근에 본 영화' 등도 자주 나오는 질문 내용이다.
이 유형의 비슷한 질문이 연이어 나왔을 때 일관성을 유지해 자신이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인지를 면접관에게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특징과 취향 등이 지원하는 직종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드러낸다면 금상첨화다.
초이스형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을 설정해 양자택일을 하게 하는 유형의 질문이다.
'상사가 부당한 일을 시킨다면 참을 것인가, 더 높은 상사에게 보고할 것인가', '잔업이 있는데 정말 중요한 가족 약속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물에 빠진 어머니와 아내 중 누구를 구할 것인가'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보통 뚜렷한 정답이 없는 질문일 경우가 많은데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일방적으로 한쪽을 선택해 명쾌한 이유를 내놓는 것보다 센스 있는 절충안을 내놓는 경우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오피니언형은 최근의 이슈에 대한 구직자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무상급식·무상보육 등의 복지 문제와 관련한 질문들이 단골로 나온다. 스스로의 견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기업 면접인 만큼 지나치게 과격하거나 도발적인 주장은 삼가는 것이 좋다.
◇기업별로 특화된 질문은 어떤 게 있나=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질문들을 유형별로 살펴봤지만 기업별로 선호하는 질문 내용이 따로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신한은행 등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기업의 면접에 참여하기 전 구직자들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우리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삼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자주 던진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선두에서 이끌어온 '초일류기업'이면서도 '삼성공화국'이라는 오명도 동시에 갖고 있는 회사로서 자사에 대한 구직자의 생각이 궁금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질문의 숨은 뜻이 삼성이 가진 양면의 이미지에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 채 한쪽으로만 치우친 뻔한 대답을 늘어놓는다면 결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없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 언론과 소비자 등이 이 기업에 내리는 다양한 평가들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CJ제일제당은 인성면접에 가장 충실한 질문을 던지는 기업으로 지원자의 인생과 비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꿈과 비전은 무엇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등 아무런 준비 없이 가면 횡설수설만 하다 끝나기 딱 좋은 질문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이 같은 질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은 개인의 인생에 대한 물음이지만 이를 개인의 목표에만 한정하지 말고 회사의 목표와 결부시켜 대답하는 것이다.
10년 뒤에는 이 회사의 어떤 위치에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며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시켜 나가고 있을지를 머릿속에 그리며 대답한다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인성면접에 등장하는 '황당질문'만큼 지원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이 같은 황당질문으로유명한 기업이 SK텔레콤이다.
'서울 시내 하루 자장면 판매량은 얼마나 될까', '10억원이 있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3년 후 자사의 가입자수는 어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 '면접을 보고 있는 지금의 심정을 말해보라'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SK텔레콤이 일견 엉뚱하고 황당해 보이는 질문을 던지는 까닭은 통신사라는 업종의 특성상 트렌드와 유행을 누구보다 잘 포착할 수 있는 감각적인 인재를 원하기 때문이다.
반듯하고 올바른 대답이지만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모범답안이라면 점수를 받지 못한다. 위에 소개한 예상 질문을 토대로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신선한 답변을 면접장에 가기 전 미리 준비한다면 면접관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권의 대표기업인 신한은행은 자기소개서의 틈새를 구석구석 파고드는 편이다. '해외경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라', '점수와 상관 없이 자신의 실제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등 이미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내용을 토대로 한 질문들이 많다.
따라서 본인이 어떤 내용을 입사지원서에 적었는지 완벽하게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내용을 과장해서 기록한 사실이 탄로나거나 본인이 적고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 당황하며 헤매는 경우가 생긴다면 제 아무리 완벽한 스펙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는 직무에 대한 지원자의 역량을 확인하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지원한 분야의 직무 담당자로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지원분야에서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등이 이 기업의 면접장에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질문들이다.
이 같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처하려면 '내가 어떤 경험과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직무에 어울리는 사람이다'라는 구체적인 문장이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
구체적인 능력과 생생한 경험을 기반으로 직무와의 연관성을 포착해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신입구직자라고 해서 '앞으로 차근차근 열심히 배워가겠다'는 식의 지나친 겸손과 낮은 자세는 오히려 마이너스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