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양극화속 회복 전환점 마련한 우리경제

올해 우리 경제는 오랜 저성장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는 전환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무역규모가 사상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넘었다. 고유가ㆍ고금리ㆍ원고 등 이른바 신3고 속에서 이룬 값진 성과다. 수출증가에 힘입어 성장과 국제수지도 꾸준히 신장했다. 상반기 2%대에 머물던 성장률은 하반기부터 속도가 붙으면서 연간으로는 3.8%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 연초에 비해 50%남짓 상승했다. 이처럼 2005년 한국경제는 참여정부 들어 계속됐던 저성장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 수도권입지제한으로 대변되는 각종 기업규제와 행정수도이전, 반기업법안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위축돼 세계적인 경기호황을 제대로 타지 못했다. 기업활동위축으로 설비투자는 뒷걸음질치고 있고 고용사정은 전계층에서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는 이제 한국경제의 고질이 되다시피 했다.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8ㆍ31대책’에도 불구하고 행정ㆍ기업ㆍ혁신도시 선정으로 전국적인 땅값상승이 계속되고 있고 강남을 비롯한 집값은 다시 뛰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빈부격차해소에 주력한 나머지 성장동력확충에 소홀한 점도 문제다. 새해에는 이 같은 구조문제를 극복하고 성장탄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유가ㆍ고금리 등 외부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노사간, 노정간 대립을 자제해 산업평화가 정착되도록 노ㆍ사ㆍ정 모두의 인내와 협조가 필요하다. 부동산투기는 잡아야겠지만 계속 위축되고 있는 건설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의료ㆍ교육부문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외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서비스부문의 경쟁력강화대책도 시급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감한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의욕을 북돋우는 일이다. 특히 새해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시작으로 정치논리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까스로 마련된 경기회복 조짐이 내년에는 본격적인 경기상승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