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 철도연결의 의미

지난해 9월 18일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세계인의 관심속에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이 거행됐다. 그날은 지난 50여년간 단절된 한반도 종단철도의 장벽이 허물어짐을 예고하는 역사적인 날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 후 남북철도 연결공사는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어 경의선의 경우 남측구간 궤도부설공사는 지난 1월 완료됐고 지난 5일에는 동물의 생태터널까지 완료됐다. 또 동해선은 지난 3월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100m구간 궤도공사가 완료됐고 남쪽으로 8.9㎞구간은 노반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리고 마침내 6ㆍ15 공동 선언 3주년을 맞아 14일 남북철도가 연결된다. 남북 당국은 지난 7일부터 군사분계선(MDL)상의 남북철도연결을 위해 남북철도ㆍ도로 연결 실무접촉을 수차례 진행했고 합의에 도달했다. 돌이켜 보면 한국철도는 1899년 9월 18일 노량진~제물포간 열차가 첫 기적을 울리면서 이땅에 근대화의 시작을 알렸고 동북아지역 간선철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반도를 남북으로 잇는 경부ㆍ경의선을 비롯해 경원ㆍ중앙ㆍ함경선 등이 일본~한국~만주간 연계수송에 초점을 맞춰 건설되고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남북분단은 남북철도의 한 가운데를 끊었고 한국철마는 맘껏 달리고 싶어도 달릴 수 없는 상황을 50년동안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 분단으로 끊겼던 남북철도가 연결될 경우 한국철도는 동북아 국제철도망의 간선축으로서 그 역할을 십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또 한국민의 꿈과 희망인 민족통합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남북철도 연결은 한국이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부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북한철도와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해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나아가 유럽까지 철도를 통해 진출할 수 있게 되며 수출입 화물 등 물류수송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한국철도의 세계화는 한국을 동북아 물류기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및 국가의 증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은 동북아 물류ㆍ비즈니스 중심국가로 성장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 인천국제공항 개항 등을 통한 항공물류국가 만들기를 비롯해 부산, 광양 등을 국제무역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 등이 전개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물류의 한계는 한국을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만드는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제 한국철도가 연결돼 남북은 물론 중국, 시베리아,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동북아 국제철도 운송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철도연결 이외에 관련국간 컨테이너 운송, 통관, 화물선적, 운송보험, 운송료정산, 열차운행 횟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다. 철도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제까지 관련 국가들과의 철도교류를 활발히 진행해왔다. 지난 2001년에는 러시아와 철도분야 협력에 관한 약정을 체결했고 지난해 9월에는 몽골과도 철도교류협정을 체결했다. 또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을 적극 추진중에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북한 또한 지난 2001년 8월 러시아와 철도분야 협력을 합의하며 남북철도 연결이후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는 기술자들을 파견, 북한 철도에 대한 조사활동까지 펼치기도 했다. 또 러시아는 최근 개최된 부산국제철도물류전에 철도수석차관 등 대표단을 보내 TSR(시베리아횡단철도)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고 중국과도 중국 동북지방과 러시아 극동지역인 우수리스크,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를 잇는 동북아 최대의 철도건설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북아 철도를 체계화하는 작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 또한 이러한 국제적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나가기 위해 연내 `TSR 국제조정회의`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며 중국과 몽골 등지에 연수단을 보내 국제철도운송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철저히 파악해 세계철도로의 부상을 대비할 방침이다. 이처럼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철도협력에 대해 과거 어느때보다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철도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촉발되고 있다. 그만큼 한국철도 연결이 갖는 의미는 자못 크다. 이제 철도청은 한국철도를 세계철도로 도약시키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철도인프라 정비를 비롯해 인력과 관련 조직의 구축, 제도정비 등 철도역량강화를 위한 작업을 철저하게 추진할 것이다. 이번 남북 철도궤도 연결공사는 한국이 21세기 동북아 시대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전기임에 틀림없다. 이를 계기로 남ㆍ북한, 그리고 동북아 각국들이 상호 협력아래 철도를 국가발전의 중추적 디딤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보길 기대해본다. <김세호(철도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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