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이틀째 사자 열기 본격 매수엔 시간 걸리듯

외국인이 연 이틀 순매수세를 펼치며 그동안의 매도공세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30일 외국인들은 1,374억원을 순매수해 전일 426억원을 사들인데 이어 이틀째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3,800여억원 어치를 집중적으로 내다파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터라 이번 순매수 전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1,000억원이 넘는 외국인의 매수세와 1,400여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개인들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전일보다 1.99포인트 오른 599.35포인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세 전환은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미 증시 상승세와 북핵 위기 완화 조짐에 영향 받은 것으로 풀이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회복과 북핵 문제 모두 결론이 나기까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세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에 외국인 매수세 전환=지난 주 외국인들은 전일 미국 증시 등락에 상관 없이 한국 시장에서 주식을 지속적으로 내다팔며 양 시장간 차별화를 유발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은 다시 미국 증시의 흐름에 연동하는 매매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8ㆍ29일 미국 다우지수가 상승반전에 성공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가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도 이틀 연속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전일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무려 19.6포인트 오른 81.0을 기록하며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가시화되자 외국인들이 주식매수를 재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는 미국 만이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당분간 미국 증시의 견조한 흐름에 영향 받아 국내 증시에서도 매수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위기 완화 조짐도 외국인 매수세에 한몫=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은 북 핵 문제를 투자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미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다자회담의 틀 속에서 외교적 해결을 지향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북핵 관련 위기감이 완화된 점도 외국인 매수 재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진재욱 UBS워버그증권 서울지점장은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북핵 문제의 해결 방향”이라며 “당분간 외국인 매매동향은 북ㆍ미간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단기적으로 방향을 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진 지점장은 이어 “외국인들은 한국 경제가 SK글로벌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경색 등 심각한 고비를 넘기고 진정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에는 시간 필요=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이유가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과 북핵 위기 완화 조짐이라는 점에서 아직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수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선 미국 경제회복 여부와 관련해서는 하반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아직 경기회복의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비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북ㆍ미 양측의 지루한 협상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다 돌발 변수들의 영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의견은 아직 `중립` 또는 `비중축소`에 가깝지만 북핵이나 사스의 위력이 약해질 경우 외국인 매수세 유입으로 세계 증시의 강세 동조화 고리에 다시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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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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